[자랑스런 얼굴] <30> 羅熙述(나희술)씨...古水瓷器(고수자기)굽기 6代
[자랑스런 얼굴] <30> 羅熙述(나희술)씨...古水瓷器(고수자기)굽기 6代
  • 김재춘 기자
  • 승인 2020.06.12 0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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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빚는 슬기 오늘에 되살려

  6대째, 230여 년의 가업을 물려받아 도자기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는 위대한 匠人(장인)의 숨결이 있다.

 조상의 얼,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자랑스런 주인공은 羅熙述씨(나희술·고창군 고수면 황산리 205).

 그가 아버지로부터 도자기 기능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열다섯살 때 부터였다.

 그러나 그는 열일곱살 때 가난과 배고픔으로 이어지는 匠人의 고집이 싫어 집을 뛰쳐 나갔다.

 그때 아버지가 찾아와 들려준 얘기를 그는 평생 잊지 못할거란다.

“배우기 싫으면 그만 두어도 좋다. 古水瓷器는 조상의 넋을 이어받아 정성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지 힘과 재주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의 그 말씀은 그의 몸속에 흐르고 있는 匠人의 피를 일깨웠으며 그는 다시 돌아와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그에게 맨처음 가르쳐준 것은 끈기. 그만큼 도자기 만드는 일이 어렵고도 지루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이어 흙에 대한 성질, 成形(성형)과 조각, 유약비법과 불때는 법을 차례로 가르쳤으며 마지막으로 죽음에 임박해서 흙감별법을 그에게 전수해 주었다.

 그가 아버지에게 기술을 인정받은 것은 어느새 10여년의 세월이 흐른 스물 여덟살때.

 그때부터 그는 가마의 새로운 주인이 돼 불을 지피며 조상의 숨결을 이어왔다.

 “제 꿈은 古水자기를 전국 최고의 작품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양보다는 질을 우선으로 하는 그의 작업신조 속에서 조상 대대로 내려온 匠人의 넋이 고집스레 배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에게는 큰 걱정이 하나 있다. 다름아닌 부인 柳옥희씨(37)와의 사이에 딸만 다섯을 두고 있는 것. 그러나 동생 熙龍씨(희용·32) 가 기능을 이어 받고 있어 다행히 가업은 끊기지 않을 것 같다며 안도의 웃음을 지어 보인다.

 
 글 양일섭·사진 김영호
 옮긴이 김재춘
 1988년 12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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