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화엄성지 ‘귀신사’ 조명한 학술세미나 눈길
호남의 화엄성지 ‘귀신사’ 조명한 학술세미나 눈길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5.24 12: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날을 기념해 열린 본격적인 학술세미나에 앞서 귀신사(주지 무여 스님)는 23일 코로나19 어려운 이웃돕기 성금 200만원을 김제시에 기탁했다.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날’을 기념해 1300년의 고찰 귀신사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 학술세미나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대한불교 조계종 귀신사(주지 무여 스님)가 주최하고 동국대 한국불교사연구소가 주최·주관한 세미나가 23일 김제 모악산 귀신사 대적광전에서 ‘신라 화엄십찰 모악산 귀신사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열렸다.

 본격적인 세미나에 앞서 귀신사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한 성금 200만원을 김제시에 기탁해 자비를 실천했다.

 임영애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귀신사의 역사와 인물, 건축과 조형, 조각과 공예, 서예와 회화, 보존과 활용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귀신사는 신라의 화엄십찰이자 호남의 화엄성지로 알려져 있다. 한국 화엄의 비조인 의상(625~702) 대사가 지은 국신사로서 통일신라말까지 대사찰로 사격을 유지했던 유서 깊은 사찰인 것. 고려 때는 홍교원을 두어 화엄교의를 설하였고, 금자화엄경을 전경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시대 숭유억불과 임진왜란을 이어 일어난 정유재란으로 사찰 전체가 폐허가 되었으나 조선후기에 시작된 중창을 통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고영섭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는 ‘귀신사의 역사와 인물’로 의상 대사에서부터 동시대 용타와 범현 및 무여 스님의 중흥 불사에 이르기까지 불자와 승려, 문인 등 귀신사와 연관된 각계각층의 인물들을 파노라마처럼 엮어 설명했다.

귀신사와 동국대 한국불교사연구소가 주최한 학술세미나가 23일 귀신사 대적광전에서 열렸다.
귀신사와 동국대 한국불교사연구소가 주최한 학술세미나가 23일 귀신사 대적광전에서 열렸다.

 고 교수는 “일부 연구자는 국신사를 삼국을 통일한 신라가 정복지를 교화하고 회유하기 위해 각 지방의 중심에 세웠던 화엄십찰 중 하나로 보기도 한다”며 “하지만 화엄십찰을 이러한 정치적 혹은 군사적 입장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붓다의 가르침을 대중화시킨 관음, 미륵, 미타, 정토 사상 등이 지니고 있는 넓은 자비의 마음과 더 깊은 지혜의 마음으로 섭수한 것으로 봐야하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의상의 국신사 창건에 따른 사상적 위상과 지위뿐 아니라, 최치원(857~?)이 이곳에 머물며 화엄십찰을 기록한 ‘법장화상전’ 등에서 이 같은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 교수는 또 “왕실과 긴밀했던 귀신사에 주석하다 고려시대에 국사로 추중된 원교국사 의상, 원명국사 장엄, 현오국사 종린 등을 통해 한국사상을 깊게 하고 넓게 한 철학자와 사상사로 본다면 그들의 살림살이와 사고방식을 통해 우리의 삶이 좀 더 깊어지고 넓어질 것이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와 마찬가지로 귀신사를 찾아 시편을 남긴 윤진, 설잠, 유홍, 이기발, 산문 기록을 남긴 유세무, 이하곤 등도 귀신사의 소중한 역사와 인물로 수용해야한다”면서 “역사의 주체를 인물로 보는 한 역사는 끊임없이 계승되고 해석되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손신영(한국미술사연구소 전임연구원), 주수완(고려대 미술사학과 외래교수), 이동국(예술의전당 서예관 학예사), 남해경(전북대 건축공학과 교수)의 주제 발표와 이에 따른 서재택(동국대 세불연 연구원), 김봉건(동국대 건축학과 교수), 최선일(문화재 관리위원), 박경미(한국불교사연구소 연구원), 김석희(문화재청 사무관) 등의 논평이 이어졌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