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기획>순창서 딸기재배로 부동 꿈꾸는 30대 공은기씨
<귀농귀촌 기획>순창서 딸기재배로 부동 꿈꾸는 30대 공은기씨
  • 순창=우기홍 기자
  • 승인 2020.05.2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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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귀농인 공은기씨가 수확한 딸기를 보여주고 있다.

 1차 산업인 농업이 가공사업과 서비스 산업이 결합하며 6차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시골로 귀농하려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순창지역도 청년 귀농인이 늘고 있다.

 도시의 삶을 접고 고향으로 귀농해 구슬땀을 흘리며 순창군 유등면 외이리에서 딸기 농사에 열을 올리는 청년 귀농인 공은기(36·순창읍)씨를 소개한다. 그를 만난 지난 22일은 딸기 출하가 끝나갈 무렵이다.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재배를 시작하는 딸기는 5월 말이면 출하가 끝난다.

 ◇귀농작물로 딸기를 선택

 그의 고향은 순창이다. 따라서 귀농할 때 큰 부담은 없었다. 도시 속의 피폐해진 삶의 무게를 벗고 20∼30년 후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히 귀농을 선택했다. 애초 그는 순창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인근 광주에서 대학과 반듯한 일자리를 구해 평범한 삶을 살았다.

딸기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4동은 아내와 단 둘이 관리한다.
딸기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4동은 아내와 단 둘이 관리한다.

 통신사 판매점 관리일을 하면서 밤늦게 일하는 경우가 이어지며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40대 중반쯤에는 아이들도 어느 정도 자라 귀농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서 있었다. 순창 금과면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이 팔을 다친 상태에서 계속 농사를 지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과 셋째가 태어나며 겪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귀농 시기가 계획했던 것보다 빨라졌다.

 그가 귀농을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 2017년은 나이 33살 때다. 아내는 당시 그의 귀농 결심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한다. 경기도에서 태어나 광주로 이사 온 속칭 도시여자로 농사는 지어본 경험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의 지속적인 설득으로 마침내 그해 귀농하게 된다.

 2017년 순창군 귀농종합지원센터에서 청년 귀농인 교육을 받은 그는 지인의 소개로 우선 오디 농사 체험을 했다. 이듬해에 다행히 유등면에 딸기 하우스가 매물로 나와 정년정책자금을 통해 사들여 본격적으로 딸기 농사에 뛰어들었다.

 그의 든든한 버팀목은 인근에서 역시 딸기 농사를 짓는 고모부였다. 고모부는 20여년 동안 딸기 농사를 지어온 베테랑이다. 공씨에게는 농사 스승과도 같은 존재다. 그가 딸기라는 작목을 선택한 배경도 고모부 존재가 컸다.

 특히 딸기를 선택한 또 다른 배경은 당장 생계를 꾸려가야 했던 상황에서 대부분 과수작물과 달리 그해 바로 수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모두 5동의 비닐하우스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다. 그 가운데 한 동은 육묘동이다. 전체 4천125㎡ 규모의 하우스를 그와 아내 단둘이 책임지고 있다.

 딸기 수확철은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다. 수확철이면 출하시간을 맞추려고 밤새는 날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그는 도시에서 밤 샐 때와는 다르다고 했다. 자신이 책임져야 할 엄연한 자신만의 사업장으로 책임감이 더 높아져 도시에서 느끼는 감정과는 다르다는 것. 즉 체력적으로는 피곤하지만, 삶의 만족도는 도시와 비교하면 훨씬 높아 귀농생활이 만족스럽다고 한다.

 경제적으로는 하우스 한 동에서 매출액이 2천여만원이다. 모두 4동에서 8천만원에서 1억여원 가까이 된다. 그렇다고 꼭 경제적인 부분에만 만족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 우선 삶의 만족도가 높다.

 농사를 지으려면 주말에도 하우스를 살펴야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오히려 더 길어져 만족스럽단다. 일을 하더라도 옆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생활이라면 상상할 수 없다.

 ◇프룬으로 작물 확대하며 가공사업 꿈꿔

 그는 현재 딸기 작목에만 안주하지 않고 있다. 부모님이 사는 인근에 프룬이라는 서양자두 130주를 심었다. 2018년 심은 프룬은 이제 내년이면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된다.

 프룬은 대부분 말린 과일 형태로 섭취허가나 주스로 먹는다. 서양 할리우드 배우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소개되며 국내에서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풍부한 섬유질로 섭취 때 포만감이 있고, 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 천연 식욕감퇴제라고 부를 정도로 앞으로 유통 전망도 밝다.

 현재는 국내에서 재배농가가 느는 추세다. 그러나 수요에 비하면 아직 국내 재배농가 많지 않아 농가들이 관심을 두는 작물이기도 하다.

 그는 차츰 농사가 손에 익고 경력이 쌓인다면 지금 수확하는 작물에 대해서 가공식품도 만들려는 생각이다. 최근 딸기 식초를 만들어 채계산 출렁다리 인근 농특산물 판매장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판매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고 했다.

 1차 농산물을 통한 수입보다 가공식품을 통한 수익이 앞으로 더 크다고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는 순창군에서도 대규모 가공공장을 만들어 농가들이 농산물을 납품하면 가공품을 만들어주는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하는 속내도 내비쳤다.

 끝으로 공은기씨는 “청년 귀농인이 많아져 장밋빛 미래만을 생각하고 무작정 시골로 내려오는 것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귀농을 하려면 자신이 심고자 하는 작물에 대해서는 경험과 시골에 몇 개월이라도 살면서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예비 청년귀농인에게 조언했다.

 순창=우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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