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가져온 교육논쟁
코로나가 가져온 교육논쟁
  • 천호성
  • 승인 2020.05.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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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정부와 의료진, 각계각층의 헌신적인 노력, 그리고 성숙한 대한민국 국민의 시민의식이 빛났다. 그럼에도 코로나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교육과 관련해서도 예외가 아니다. 사상 초유의 개학연기와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서 자녀 돌봄에 대한 학부모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학생들의 생활 패턴도 이전과 달라지면서 심리적 불안이 증가하는 등 혼란스럽다. 선생님들 또한 원격수업의 준비와 방역 등 아이들이 없는 상황에서도 쉽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마주하며 현재 학교교육과 아이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을 다음 2가지 점에서 짚어보고자 한다.

 하나는 ‘등교 수업(개학)’에 대한 논쟁이다. 5월 20일을 기점으로 이미 고등학교 3학년부터 개학을 했지만, 등교수업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언론보도(노컷뉴스 2020.5.19)에 의하면 빅데이터 조사 결과 학부모들은 아직도 등교 수업(개학)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찬성보다 약 2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여전히 학부모들은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사실 개학한 상태에서 학생들에게 사회적 거리유지를 요구하는 것은 거의 무리에 가깝다. 아이들에게 ‘물리적 거리두기’가 수업 중의 교실이 정돈된 상황에서는 가능할지 모르나, 움직임이 많은 아이의 특성상 쉬는 시간에 빈번한 접촉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밀접 접촉은 불가피하다. 특히 개학하더라도 교육활동의 핵심인 협동학습이나 토론학습 등 수업에서의 중요한 교육활동은 거의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학교는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의 돌봄이 오랫동안 부모에게 맡기면서 일터에 나가 생계를 이어가야 할 부모들의 고민도 깊어간다. 아이들의 안전과 생계문제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학교에서는 개학에 즈음하여 아이들의 안전에 가장 우선적인 가치를 두고 철저한 방역과 함께 비상시 대응체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교육복지와 관련된 ‘교육재난지원금’에 대한 논쟁이다. 지난주 전북미래교육연구소와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 전주시 초·중·고등학교 학부모 연합회에서는 전북교육청과 전북도청에 ‘교육재난지원금’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개학연기로 인해 그간 제공되던 학교 무상급식이 불가능함에 따라 자녀를 둔 각 가정에서는 재정적인 지출뿐 아니라 부모의 가사노동도 크게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교육재난지원금’은 학교 밖 아이들까지 차별 없이 제공되어야 한다.

 최근 전라북도교육청과 전라북도청이 모든 학생의 가정에 농산물꾸러미를 제공(학생 1인당 32,000원)하였다. 그러나 이 비용은 당초 전라북도교육청과 전라북도청 및 기초자치단체에서 세워둔 무상급식예산 가운데 약 10일분 급식 예산에도 미치지 않는다(학생 급식비 1인당 4,000원 기준). 농산물꾸러미 하나의 지원으로 3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학생의 가정 내 생활에서 발생하는 식비, 통신비, 전기요금 등에 누적된 비용을 채우기에는 현실적으로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전라북도교육청 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학교 무상급식은 ‘학교급식’이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바로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명시된 교육권, 또는 학습권을 보장하는 측면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 시행된 복지정책이었다. 현재 상황을 코로나19로 인해 급식의 방식이 학교에서 가정으로 달라졌을 뿐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무상급식으로 배정된 예산은 학생들을 위해 써야 한다. 학교에서 급식 제공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상급식 예산을 삭감하거나 다른 용도로 전용되어서는 안 된다. ‘교육재난지원금’ 형태로 학생들이 있는 모든 가정에 돌려주어야 한다. ‘무상급식은 혜택이 아니라 인권의 측면에서 권리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모두에게 힘든 긴급재난상황이다.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도 국가도 더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해 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언제나 문제가 되는 것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다. 책임 떠넘기기에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적극적인 연대와 협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천호성<전주교대 교수/전북미래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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