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 가격 추락, 고물상·폐지 노인 생계 어떡하나
재활용품 가격 추락, 고물상·폐지 노인 생계 어떡하나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0.05.2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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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표 기자
21일 전주시 한 고물상에서 노인이 가져온 폐지와 고물 등을 정리하고 있는 주인 옆에 가격 하락으로 팔지 못한 재활용품들이 가득 쌓여있다. 김현표 기자

 최근 폐지와 플라스틱, 고철, 알루미늄 캔 등 재활용품 원자재값이 곤두박질치면서 도내 고물상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값싸고 질좋은 수입 재활용품을 찾는 재활용품 제조업체가 늘면서 고물상과 수거 노인 등까지 연쇄적인 피해가 발생, 생계 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21일 한국자원재활용협회 전북지부에 따르면 재활용품 원자재 단가는 해마다 꾸준히 하락하면서 최근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서 거래되는 폐지와 신문지 가격은 1㎏당 각각 40-50원, 50-60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30-40원, 40-50원 떨어졌다.

 또한 같은 기간 알루미늄 캔(700-800원→550-600원)과 플라스틱(200-250원→100-120원), 고철(230-260원→150-180원), 스테인레스(900-1,000원→700-750원) 등도 매입 단가가 크게 하락했다.

 이같은 재활용품 원자재값 하락으로 중간업체와의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도내 일부 고물상들은 재활용품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전주시 인후동 한 고물상에는 각종 폐자재와 플라스틱, 고철 등이 고물장 내 한켠에 덩그라니 쌓여 있었다.

 이처럼 재활용품이 쌓인 고물상 측에서 물건을 적게 받거나 안받는 경우까지 발생, 폐지나 고철 등을 수거하는 취약계층까지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서신동 일대에서 폐지를 줍고 있는 유모(78·여)씨는 “재활용품 가격이 워낙 바닥을 치면서 하루 종일 수거할 경우 4-5천원, 적게 하면 2-3천원 남짓을 받는다”며 “또한 수거를 해가도 요새는 물건을 전부 받지 않는 고물상도 있어 일부러 덜 가져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윤건중 고물상 대표는 “재활용품 원재값이 말도 안되게 떨어진 상황 속에 수출까지 막히면서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예를 들어 헌옷값만 해도 1㎏당 350-400원 하던 것이 지금은 50원까지 떨어졌고, 신발 등도 이미 포화 상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기두 한국자원재활용협회 전북지부 사무국장은 “중국 등 해외에서 수입하는 재활용품 원자재가 저렴하다는 점과 국제 원유가격의 하락이 맞물려 국내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 도내 고물상 업계가 그야말로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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