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규준 개인전, ‘검은 빛, 검은 산수’전…모호한 풍경속에 마주하는 사색의 세계
양규준 개인전, ‘검은 빛, 검은 산수’전…모호한 풍경속에 마주하는 사색의 세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5.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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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규준 작 - 검은 산수

 양규준 작가의 개인전이 20일부터 25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양 작가의 캔버스는 다양한 붓의 흔적들로 가득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확실한 형태의 붓 터치들에서 ‘검은 산수’라는 이름으로 화면에 스며든다.

 캔버스에 아크릴이라는 서양 재료를 통해 번지고 흘러내리는 수묵의 효과를 창출해 보이는 것인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반복적으로 스미고 번지고 중첩돼 검은색이 마치 화선지에 물과 먹으로 그려내는 수묵처럼 보인다.

 양 작가의 작품은 계획과 우연의 만남, 이성과 감성, 채움과 비움이라는 상반된 요소 간의 교차를 보여준다.

 내면의 이중성(duality)의 요소들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뒤섞이며 독특한 작가만의 긴장감과 생명력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의도와 우연이라는 상반된 요소들이 균형과 불균형 속에서 따뜻한 긴장감으로 작동된다.

 마치 한겨울 아침, 하얀 창호지 문에 비친 격자 문살이 은은한 빛을 품어내는 듯, 희미한 어둠 속에서 모든 생명이 있는 것들은 서서히 존재의 가치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동서양 미술의 혼합된 이 특별한 ‘검은 산수’는 사람들을 사색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이끈다.

 이것은 어쩌면 복잡한 도시의 생활 저편에 아스라이 남아있는 그 옛날에 대한 기억을 되새김질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양 작가 또한 작가 노트를 통해 “유년 시절의 시지각적 경험들이 나의 작업 한 부분이 됐고, 마치 농부가 밭에 고랑을 내 두렁을 만들 듯 나는 무념의 마음가짐으로 아득한 검은 공간에 흰 획을 한 땀씩 쌓아가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양 작가는 순창 출생으로 뉴질랜드 화이트클리프 미대 대학원, 오클랜드 미술대학원 실기 과정, 중앙대 서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과 경기, 뉴질랜드 등에서 18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150여 회의 기획 초대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중앙대와 선화예고 등에 출강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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