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날
부부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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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1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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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때 모자란 구명정에 어린이와 여성을 먼저 태웠다.

▼ 뉴욕의 한 백화점 주인 스트라우스의 부인은 구명정을 거절했다. 40여 년간 해로해오는 남편을 두고 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녀는 결국 남편과 함께 가라앉는 배에 남아 생의 마감을 함께하고 있다. 부부의 이상(理想)은 같은 날 함께 죽는 것이라고 한다.

▼ 동양에서는 "함께 늙고 죽어 한 무덤에 묻히자는 사랑의 맹세를 해로동혈(偕老同穴)이라고 했다. 신랑·신부 열 살 줄은. 뭣 모르고 살고. 스무 살 줄은 서로 좋아서 살고. 서른 살 줄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살고. 마흔 살 줄은 서로 버리지 못해 살고. 쉰 살 줄은 서로 가엾어 살고. 예순 살 줄은 살아준 것이 고마워서 살고. 일흔 살 줄은 서로 등 긁어 줄 사람 없어 산다" 부부 사랑을 노래한 민요다.

▼ 부부는 자라온 환경도, 성격도 다른 남녀가 고락을 하면서 조금씩 닮아간다고 했다. 그래서 부부가 산다는 것은 스며드는 것이라고 했다. 내일 21일이 부부의 날이다. 둘(2)이 하나(1)가 된다고 해서 2007년 대통령령으로 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화이트데이 등 국적 불명은 알면서 부부의 날은 정작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 "도로남"이라는 유행가에 "남"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 지우면 "님"이 되고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 찍으면 도로 "남"이 된다는 가사가 있다. 점 하나처럼 결혼·이혼·재혼이 쉽게 이뤄지는 세상이다. 평균수명이 50도 채 안 되던 전통사회에서 성대하게 치렀던 결혼 60주년의 회혼(回婚)례를 100세 시대를 맞은 작금이 오히려 보기 어려워졌다. 늘어가는 황혼이혼 때문이다. 부부가 사랑이 깊어 죽음도 공유할 만큼 완전한 사랑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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