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얼굴] <25> 崔圭根(최규근)씨...부안군청 修路員(수로원)
[자랑스런 얼굴] <25> 崔圭根(최규근)씨...부안군청 修路員(수로원)
  • 김재춘 기자
  • 승인 2020.06.03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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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은 주름펴고 이마엔 굵은 주름

“천직이야 천직. 내가 이일 아니고 할일이 뭐 있겠소”

 25년을 삽과 함께 살아온 扶安군청 수로원 崔圭根씨(최규근·63·부안읍 선은리). 崔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도시락 하나에 삽 한자루 달랑들고 하루 사오십리길 신작로를 고치며 오늘까지 살아왔다.

 崔씨가 삽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63년 부안군 건설과 修路員(수로원)으로 근무하면서 부터.

 그뒤로 외길과 같은 25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崔씨도 별수없이 얼굴에 주름이 잡히고 희끗희끗한 백발을 지닌 할아버지가 되어 버렸다.

 “자식들이 자꾸 말리긴해.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야. 건강에도 좋고 살아 생전 사회에 봉사할 수도 있고. 죽을때까지 계속 해야지”

 이런 일 하기엔 연세가 많지 않느냐고 묻자 崔씨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대답한다.

 언제 가장 어려운가라는 질문에는 “피할곳 하나 없는데서 작업하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고 벼락이 하늘을 가를 때는 죽는가해서 두렵기도 하지만 좋은일 하는 이 늙은이 왜 죽이겠는가 싶어 일을 계속하지”라며 人家가 없는 곳에서의 작업은 아무래도 더 힘이 든다고 털어 놓는다.

 하루 일당 7천원에 한마디 불평도 없이 일해온 崔씨. 그동안 수고한다고 담배 한갑 사주는이 없어 서운하지만 자도아 만은 무임승차라고 대단한 특혜인 양 자랑한다.

 “마누라가 아파서 큰일이야” 갑자기 근심스러운 표정을 짓는 崔씨는 대단한 애처가인 듯.

 자신이 손을 댄 길에서 아무 사고없이 자동차가 운행하는 것이 제일 자랑스럽다는 修路員(수로원) 崔할아버지는 오늘도 울퉁불퉁한 신작로를 살피며 터벅터벅 남은 여생을 걸어가고 있다.

    
 글·사진 차동주
 옮긴이 김재춘
 1988년 12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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