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인 지상파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
독보적인 지상파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
  • 장세진
  • 승인 2020.05.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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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의 새로운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후속으로 방송을 시작한지 한 달을 넘고 있다. 먼저 KBS 2TV 주말드라마는 독보적이다. 일일극을 빼고 장장 6개월에 걸쳐 방송되는 유일한 100부(옛 50부)작 드라마여서다. 방송 기간 면에선 없어진 대하드라마를 대신하는 셈이라 할까.

다른 지면에서 폐지되었다가 다시 돌아오거나 방송 시간을 변경하는 등 몸살 앓고 있는 평일(월~목요일)드라마에 대해 이미 말한 바 있다. 주말드라마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 MBC와 SBS도 6개월짜리 주말드라마를 방송해 시청자들 선택의 폭이 넓었으나 지금은 KBS 2TV 주말극이 유일하니까. 사실상 지상파 주말드라마의 경쟁시대는 끝나버린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토요일에 4회 연속 몰아보기 편성을 했던 MBC 주말드라마는 길어야 72부(옛 36부)작이었다. 그것마저도 지난 3월 7일 종영한 ‘두 번은 없다’를 끝으로 폐지한 상태다. 대신 그 시간대엔 음악예능 프로 ‘오! 나의 파트,너’가 방송되고 있다. 그 시간대에 난데없이 설특선 등 이미 방송했던 영화 ‘걸캅스’를 내보내기도 했다.

글쎄,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인지 모르겠으나 주말극 폐지는 “드라마왕국 명성을 되찾겠다”는 포부부터 밝힌 MBC 박성제 신임 사장의 말이 무색해지는 편성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봄철 프로 개편과 함께 폐지되었던 평일드라마들이 3월 18일(수목드라마), 3월 25일(월화드라마) 속속 돌아온 건 반길 일이다.

아무튼 박성제 신임 사장은 “새로운 경영자에게 닥친 가장 큰 과제는 드라마를 살려야 한다는 요구다. 드라마는 문화방송 엔진이나 힘을 많이 잃어 경영 위기에 처했다. … 창의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드라마 제작 시스템을 갖추는데 주력하겠다”(한겨레, 2020.2.24.)고 말했지만, 그런 바람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SBS는 아예 금토드라마를 신설, KBS 2TV 주말극과 방송시간이 겹치지 않는 전략으로 나름 재미를 보고 있다. 그래봤자 길어야 40부(옛 20부)작으로 방송 기간은 두 달여에 불과하다. 대작드라마를 표방한 ‘배가본드’(2019.9.20.~11.23)조차 고작 16부작에 그쳤다. 몸살을 앓고 있는 평일 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은 주말극 현실인 셈이다.

KBS가 장장 6개월 동안 방송되는 2TV 주말드라마를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은 일단 높은 시청률 때문으로 보인다. 통상 시청률 20% 대 밑으로 내려가면 망했고, 30%는 기본으로 보장받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KBS 주말드라마라 그렇다. 이번에도 평일드라마 거의 3배에 달하는 스폰서가 붙어 또 다른 독보적 위상을 한껏 뽐내고 있다.

온전한 평가는 시청이 끝난 6개월이 지나서야 가능하겠지만,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지난주 자체 시청률 30.2%를 찍고 있다. 전작과 다른 모습이다. 한편 KBS 2TV는 9월 19일부터 방송될 후속작(‘삼광빌라 연인들’)까지 이미 예고해놓은 상태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얘기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독보적인 지상파 주말드라마로 계속 남을지 더 두고 볼 일이다.

 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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