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사라진 특수에 시들어가는 ‘꽃집’
코로나19로 사라진 특수에 시들어가는 ‘꽃집’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0.05.13 18: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마다 이맘때쯤 열리는 가정의 달 관련 행사 등이 취소돼 화훼업계가 힘겨워 하는 요즘 13일 전주 시내 한 꽃가게에 팔리지 못하고 남아있는 화분 등을 직원이 정리하고 있다.   김현표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해마다 이맘때쯤 열리는 가정의 달 관련 행사 등이 취소돼 화훼업계가 힘겨워 하는 요즘 13일 전주 시내 한 꽃가게에 팔리지 못하고 남아있는 화분 등을 직원이 정리하고 있다. 김현표 기자

“코로나19로 졸업·입학 시즌을 놓쳤는데 이제는 가정의달 특수까지 장담할 수 없어 앞으로 가게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 2-3월 졸업·입학 시즌을 놓친 도내 화훼업계가 5월 가정의달 특수마저 누리지 못할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지침이 전환되면서 가정의달 특수를 기대했지만,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 조짐에 따라 각종 모임과 행사가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로즈데이(14일)와 스승의날(15일), 성년의날(18일), 부부의날(21일) 등 각종 기념일까지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도내 화훼업계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상황이다.

가게 임대료와 인건비, 생활비에 허덕이고 있는 도내 화훼업계가 자칫 상반기를 통째로 날려버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13일 전주시 서신동과 진북동에 있는 꽃집 가게들은 기념일을 코앞에 두고도 꽃을 사러 오는 손님을 보기 힘들었다.

손님이 없는 일부 꽃집에서는 직원들이 손질하다 남은 꽃들이 군데군데 버려져 있기도 했다.

전주시 진북동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유모(56·여) 씨도 “이미 올해 초 졸업식과 입학식이 취소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몇 달 동안 손님이 끊겼었다”며 “한 해 가장 큰 대목 중 하나인 가정의달을 맞았지만, 한껏 부풀어 올랐던 기대감이 코로나19로 인해 무너졌다”고 하소연했다.

유 씨는 이어 “코로나19 이전에 10개를 팔던 것이 지금은 1-2개 팔리면 다행인 수준이다. 주문이 워낙 없다 보니 꽃다발이나 꽃바구니를 미리 만들지도 않는다”며 “특히 생화의 경우 못 팔면 다 폐기 처분해야 하는 만큼 아예 들여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각종 행사에 쓰일 화환과 꽃바구니, 웨딩 부케 등의 판매량이 밑바닥으로 떨어져 김영란법 시행 초기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게 업주들의 설명이다.

업주 김건이(60) 씨도 “코로나19로 2-3월 입학식과 졸업식이 줄줄이 취소된 데 이어 결혼식 등 각종 행사나 모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꽃을 찾는 사람들이 대폭 줄었다”며 “꽃은 상품 특성상 재고가 빨리 소진돼야 하지만 찾는 손님이 줄어들다 보니 버리는 꽃도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이어 “심지어 교회나 성당에서 예배나 미사에 쓰기 위해 종종 꽃을 사러 왔는데 지금은 종교 모임마저 줄어 그마저도 끊겼다”며 “꽃 수요가 대거 늘어나는 봄철에 한 철 장사를 해도 일 년을 먹고 산다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 돼 버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병웅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