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도시와 농촌을 잇는 연결고리
긴급재난지원금, 도시와 농촌을 잇는 연결고리
  • 안상준 농협창녕교육원 교수
  • 승인 2020.05.13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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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 사람들이 모여서 나누는 이야기 중에 가장 관심이 많은 주제는 ‘긴급재난지원금’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이미 받은 지역도 있고 이와는 별도로 이번 주부터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 받는다. 신청 절차부터 사용처까지 다소 복잡하고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고 있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해 대부분의 국민들이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특히 농업·농촌 부문의 피해가 가장 직접적이고 광범위하다.  

  먼저, 가장 시급한 문제는 농촌에 일손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곧 본격적으로 농번기가 시작되는데 외국인근로자 입국 연기 등으로 인해 농업 인력부족이 심각하다. 법무부 자료를 보면, 코로나19사태로 상반기 입국 예정이었던 외국인근로자 4천532명 가운데 75%인 베트남·필리핀 출신 근로자 3천432명이 입국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농촌 일손부족 문제가 심상치 않다. 농작물의 특성 상 파종이나 수확 시기는 한 번 놓치면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농촌이 겪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소비 위축으로 인한 농산물 판로가 막혀버린 것이다. 특히 학교급식 등 공공급식이 중단되면서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농산물은 특성상 오랜 기간 보관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해진 시기에 출하하지 못하면 이는 바로 손해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하루하루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곳은 화훼농가도 마찬가지다. 한국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작년 동월 대비하여 꽃 거래량이 2월은 19.6%, 3월은 10.7%, 4월은 18.4%정도로 감소했다고 한다.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되었던 입학식, 졸업식 같은 행사와 각종 축제 등이 취소되면서 고스란히 손해로 이어진 셈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농가들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몇몇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어 많은 기업체들이 학교급식 피해농가 돕기 또는 화훼농가 돕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은 지금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이럴 때 도시 소비자들이 작은 관심을 보여주면 어떨까.  

  이번에 지급되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이용하여 농산물이나 꽃화분을 구입한다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도시 소비자들 중 상당수가 대형마트에서 과일이나 야채를 구입한다. 하지만 재난지원금은 대형마트에서 사용할 수 없으므로 하나로마트 같은 동네마트나 재래시장에서 과일이나 야채를 구입하여 농업인들의 소득증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면 어떨까. 도시 소비자들의 이러한 손길 하나하나가 모인다면 자식같이 애지중지 키운 농산물과 꽃을 팔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에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루빨리 코로나19사태가 종식되어 도시와 농촌 모두가 환하게 웃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안상준 / 농협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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