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수 시인의 세밀한 시어와 펜드로잉의 조화가 어우러진 첫 시집
김헌수 시인의 세밀한 시어와 펜드로잉의 조화가 어우러진 첫 시집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5.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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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헌수 시인의 시와 그림이 한데 얽혀 책으로 나왔다.

 펜드로잉 시화집 ‘오래 만난 사람처럼(좋은땅·9,000원)’은 시인의 시상들이 실타래처럼 풀려나온다. 이 실타래 사이에는 어렸을 적의 추억을 단순히 미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상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세밀화처럼 일으켜세운다.

 시집은 1부 ‘봄볕은 고분고분하고’, 2부 ‘여러 계절을 살아도’, 3부 ‘바스라지기 쉬운’, 4부 ‘묵묵하고 그윽한 감정을’ 등 총 4부 74편으로 이뤄졌다.

 특히 1부의 ‘삼례터미널’은 시인의 데뷔작이다. 버스들이 남긴 바퀴자국들 사이로 시인의 말은 추억을 조각하듯 날카롭다. 이 날카로움은 찌를 듯한 적의가 아닌, 세밀한 목판화처럼 터미널의 정서를 그려낸다.

 유강희 시인은 “김헌수의 첫 펜 드로잉 시화집 ‘오래 만난 사람처럼’을 대하고 그의 펜의 팬이 되었다. 삶의 변방을 때리는 간곡한 시언어가 흑백의 이분법을 뛰어넘는 섬세한 그림 언어와 만나 만만찮은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고 추천사를 남겼다.

 김헌수 시인은 책머리에 “눈에 띄지 않는 것과 묵은 것을 바라보며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며 사는 것, 천천히 곡선처럼 더디지만 함께 가는 삶을 사는 것, 내 옆에 있는 사물들에게 친밀하고 넉넉한 물음을 던지며 사는 일을 행복하다”며 “풍경의 기이와 재미를 다독이는 일, 쓰고 그리는 시간이 주는 사소한 기쁨을 같이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김헌수 시인은 우석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삼례터미널’이 당선됐다. 쓰고 그리는 것에 힘을 얻고 다수의 산문집과 수필집에 삽화를 그렸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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