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압승한 민주당은 야당과의 협치가 관건
총선 압승한 민주당은 야당과의 협치가 관건
  • 김종하
  • 승인 2020.05.1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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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15총선 민심은 엄중했다. 집권당(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정당 득표를 포함해 180석으로 과반을 넘나드는 안정 의석을 얻었다. 4년 전 20대 총선에서 과반에 27석 못 미치는 123석을 얻어 1석차로 제1당을 차지했던 민주당으로선 압승이라 할 만한 결과다. 국민은 미증유(未曾有)의 ‘코로나’ 위기에도 정부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수권세력(授權勢力)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미래통합당에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번 총선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문재인 정권 3년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가 퇴색된 ‘코로나선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기 방역대책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전체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국제사회의 긍정적 평가 속에 많은 국민은 정부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긴급 재난지원금 등 과감한 복지정책은 제공기준과 대상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 여당이 주도권을 갖고 추진력을 과시했으며, 초기 혼선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공급의 안정화 등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 가는 모습도 긍정적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 외교, 안보정책 등 문재인 정부 3년 공과(功過)에 대한 평가의 의미는 약해졌다. 누더기 선거법 개정, 우리 사회를 두 동강 낸 조국(曺國) 전 법무부장관 임명 논란, 검찰개혁 논란 등에 대한 민심의 평가도 뚜렷이 드러나지 못했다. 더욱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후보자와 유권자가 만날 기회가 원활하지 못해 막상 인물 검증도 실종됐다.

  비록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국정 중간평가와 향후 국정 진로를 제시하는 의미는 약해졌지만 이번 총선은 66.2%라는 28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로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국민들은 적극적으로 민의를 표출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승리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통령선거, 2018년 지방선거에 이은 4연속 전국단위 선거에서 승리한 기록을 세웠다. 민주화 이후 통합당 계열 정당이 전국단위 선거에서 3연속 승리한 적은 있었지만 4연속은 처음이다. 그렇다고 해서 유권자가 민주당이 만족스러워 당의 손을 들어준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국민은 이번 총선에서 그간 정부 여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심판을 유보(留保)했을 뿐이다. 다만 급한 ‘코로나’ 위기 극복의 과제 해결에 집중하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정부 여당이 이번 총선의 결과를 그간 국정운영 기조에 대한 합격증이라고 생각한다면 착오다.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가 국정을 이끌어가는 방식은 편견적인 정책으로 대화와 타협, 조율과 협치 보다는 대립과 증오, 상대를 적폐로 규정하고 몰아붙이는 형식이었다.

  총선결과 4년 전 국민의당 돌풍 같은 제3세력의 약진은 없었다. 민주당과 통합당 거대정당의 ‘강 대 강’ 대결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제3세력의 완충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정국파행(政局跛行)은 불을 보듯 할 것이다. 영호남 지역 대결도 더 뚜렷해졌다. 앞으로 정부 여당엔 더 엄중한 과제가 예상된다. ‘코로나’ 위기의 터널을 빠져나가기 위해선 모든 정책방향에 야당과 함께하는 협치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본다.

 김종하 <국민행동본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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