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대면 수업 전면 연기에 대학가 상인들 ‘망연자실’
대학 대면 수업 전면 연기에 대학가 상인들 ‘망연자실’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0.05.1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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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을 넘게 기다려왔는데 또 연기라니 가게 문을 닫아야 할 것 같습니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지난 11일 단계적으로 시작됐던 도내 대학의 대면 수업이 12일부터 또다시 무기한 연기되면서 대학가 상인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우석대와 원광대는 하루만에 단계적 대면 수업을 전면 금지했고 오는 18일 개강 예정이던 전주대도 대면 수업 계획을 취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4월 대면 수업이 이뤄지지 않아 개강 특수가 사라졌는데 이번에도 기약없는 개강 연기로 도내 대학가 상인들은 5월의 어두운 터널 속에 갇히게 된 것이다.

 더욱이 도내 주요 대학들은 올 1학기는 모든 이론 교과목의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 두 달 여 동안 매출이 거의 없어도 희망을 가지고 버텨왔지만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 조짐으로 도내 대학가 상인들의 생계 터전은 송두리째 뽑혀나갈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임대료에 인건비는 물론이고 생활비 마저도 빚을 내서 기다려 온 대다수 대학가 상인들에게서는 “코로나19가 너무 원망스럽다”는 한숨만 터져 나오고 있다.

 12일 도내 대학가 상인들에 따르면 대학 주변 매장들은 개강 시즌인 3-4월이 연간 매출의 60-70%를 차지하는데 올해는 비교 자체가 되지 못할 정도다.

 지난 3월부터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생들의 외출까지 감소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대학가 주변에서는 학생들을 거의 볼 수 없다는 게 상인들의 하소연이다.

 이날 오전 점심 무렵 완주군에 위치한 우석대 주변 상가들은 지난 11일 단계적 대면 수업 시작으로 잠시 생기가 도는듯 했지만 12일 전면 연기 방침이 발표되면서 하루만에 다시 휑한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지난 두 달 여 간의 어려움을 견디지 못한 일부 가게에는 임대 표시가 붙어 있었고, 오픈 시간이 지나도 문을 열지 않은 가게를 찾아보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민숙(50) 씨는 “원래 이 시간이면 식사를 하려는 학생들로 테이블이 꽉 차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장사를 하면서 매출이 이렇게까지 떨어진 적은 처음이고 학생들이 없으니 마땅히 답도 없는 상황이다”고 눈물을 훔쳤다.

 이민숙 씨는 이어 “마땅한 수입이 없어 임대료와 각종 세금, 생활비 때문에 지난 3, 4월 500만원씩 천만원을 대출 받았다”며 “곧 대면 수업이 시작된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지만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여파로 대학 측이 대면 수업을 연기하면서 최대 상반기까지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대학 주변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모(78)씨 “학생 수에 영향을 받는 대학가 인근 상인들은 시내권에 있는 다른 상인들보다 어려움이 크다”며 “임대료를 내기 위해 가게를 지키고는 있지만 현 상태로는 대출금을 갚기도 버겁다”고 하소연했다.

 대면 수업만을 학수 고대해 온 대학가 상인들은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대면 수업이 재연장 되면서 사실상 자포자기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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