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느 날 한쪽 방향만 쳐다본다면?” 소아 사경 의심해봐야
“아이가 어느 날 한쪽 방향만 쳐다본다면?” 소아 사경 의심해봐야
  • 김기주 기자
  • 승인 2020.05.12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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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은 아이가 그저 건강하게 자라나길 원한다. 하지만 아기를 안아주고 놀아주다가 어느 날부터 아기가 고개를 한쪽 방향으로만 돌린다거나 평소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면, 의심해 봐야할 질환이 있다. 한 해에 약 1만 3000~1만 4,0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사경’이다. ‘사경’은 무서운 병이 아님에도 발견하기가 어렵고 발견해도 치료과정이 길어 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이에 전북도민일보는 전북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박성희 교수의 Q&A로 사경에 대해 알아본다.

 

 Q. 사경이란

 A. 사경은 기울어진 목이라는 고개의 자세 이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진단명이라기보다는 증상에 대한 용어입니다. 예를 들어 허리가 아프다는 표현인 ‘요통’이 있을 경우 추간판 탈출증, 척추후관절증후군,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는 것처럼 사경이라는 증상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Q. 어떤 증상이 있을 때, 사경이라고 하나요?

 A. 막 태어난 아기는 고개 가누기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기는 고개를 정중앙으로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늘 비스듬히 오른쪽, 혹은 왼쪽으로 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아기는 당연히 한쪽을 보기 마련이다’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만약 아기가 지속적으로 한쪽 만을 보고 있다면 사경을 의심하셔야 합니다. 즉 고개를 한쪽으로만 계속 돌리고 있다면 혹시 사경이 아닌지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Q. 그렇다면 어느 연령대에 사경이 가장 많이 발생하나요?

 A. 어린이병원을 주로 찾아오는 연령대는 백일 이전 아기들입니다. 하지만, 백일 이후에도 아기가 양쪽으로 고개는 잘 돌리는지 보려고 할 때 자꾸 한쪽으로 기울어진다면 그때도 사경을 의심해야 합니다.

 

 Q. 성인들도 담에 걸리면 고개를 못 돌리고 상당한 고통이 있는데, 백일 이전이면 아직 의사표현이 서툰 아기들인데 아프진 않나요?

 A. 아기의 사경은 성인들의 담과는 다르기 때문에 아기에게 통증을 유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기의 자세에 영향을 줄 것이고, 특히나 이제 고개 가누기를 시작하는 아기에게 전체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사경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A. 백일 전 아기들의 사경의 원인 역시 매우 다양한데요, 크게 근성 사경과 자세성 사경으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근시성 사경은 목의 회전을 조절하는 근육에 만져지는 근육 덩어리가 원인이 되어 고개 자세의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이 근육에 있는 근육 덩어리(의학적으로 종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가 움직임을 한 방향으로 쏠리게 하는 일이 일어납니다. 흉쇄유돌근이라고 하는 근육은 우측과 좌측에 각각 있으며 양측 쇄골에서 시작해 각각의 귀 뒤쪽 뼈에 부착하는 근육입니다. 이 근육은 고개를 회전시키고, 옆으로 기울이고, 고개를 숙이는 역할을 합니다. 두 번째는 만져지는 종괴도 없는데, 아이가 고개를 늘 한 방향으로만 하고 있다고 오는 경우인 자세성 사경으로 볼 수 있습니다.

 

 Q. 목에 이런 덩어리가 있는 것을 손으로 만져봐서 아나요? 따로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A. 아직 목의 근육이 충분히 발달을 못 했기 때문에 목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정도지요. 그래서 막 태어난 아기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목욕을 시키다가 목에 덩어리가 만져져서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산부인과 선생님들과 소아청소년과 선생님들이 일찍 발견하시고 부모님들께 방문을 권유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근육 내 덩어리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초음파 검사가 있습니다. 아기에게 위험하지 않고 안전하게 실시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근육 내의 덩어리의 두께, 성상, 혈관 발달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만져지는 덩어리도 없는데 한쪽으로 고개가 치우칠 경우 구별방법은?

 A. 네, 차라리 종괴가 있는 것이 낫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종괴가 만져지면 병원에 오시니까요. 하지만 종괴가 만져지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개를 못 가누니까 그렇겠지, 곧 좋아지겠지.’ 하지만 종괴가 없이 고개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아이들은 고개 가누기라는 대근육 발달의 시작 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발달은 목 가누기에서 시작합니다. 고개의 자세와 위치를 꼭 확인해주십시오. 아이마다 엄마 배 속에서부터 고개 방향의 성향이 있다고 하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아이가 주로 오른쪽을 보는지, 왼쪽을 보는지 관찰하십시오. 아이가 한쪽 방향만을 지나치게 보게 되면 아이의 뒤통수도 한쪽으로만 납작해지게 됩니다. 고개 방향의 성향이 있고 이에 따라 손잡이의 경향성이 있다는 연구도 있지만 백일 전의 아이가 지나치게 한쪽 방향만을 보거나, 한쪽 손만을 빨게 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한쪽만을 보는 자세는 아이의 전체적인 근골격계의 발달에도 좋지 않습니다. 아이의 몸통은 백일 전에는 통나무와 같아서 고개가 돌아가면 몸통도 같이 돌아가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개 자세에 따라 골반도 비대칭적인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백일 전에는 고개의 왼쪽과 오른쪽을 골고루 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사경의 치료 방법은?

 A. 근성 사경의 경우 아기의 부모님이 빨리 인지할수록 치료가 일찍 끝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자세를 잘 잡아주어서 병원에 병원에 왔을 때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이 경과 관찰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좋은 자세는 우리에게 아기 때는 물론이고 청소년기, 어른 전 생애에 걸쳐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일상생활 속에서 이렇게 어린 아기 뿐만 아니라 유아기 및 학령기 아동들의 자세도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근성 사경의 아기도 물리치료실에서 치료를 받는다고 완쾌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치료실에서 치료받는 시간은 정말 짧은 시간입니다. 그리고 소아재활치료시설은 매우 부족해 충분한 횟수의 치료를 해 줄 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기는 정말 많은 시간을 엄마와 같이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집에서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부분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집에서 아기의 누워있는 환경 및 수유 환경, 놀이 자극을 주는 방향들을 같이 고려해서 아기의 자세를 잡아주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지불식간에 이런 자극들은 아기의 발달에도 더 좋은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전에는 몰랐던 아기의 자세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추후 아기의 신체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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