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분아 개인전 ‘겸허함의 향기로’
최분아 개인전 ‘겸허함의 향기로’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5.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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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세상은 ‘잠깐의 멈춤’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하늘이 맑아지고, 물이 깨끗해지고, 거리로 뛰어나온 야생동물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멈추자 되레 깨끗해진 지구가 되어가는 역설적인 현상은 인간에게 ‘당신은 지금 괜찮은지?’라고 되묻고 있다. 숨이 가빠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너무 바쁘게 빠르게만 달려가고만 있는 현대인들에게 ‘잠깐 멈춰 뒤를 돌아보라’고 급제동을 걸었던 모양이다.

 갤러리 숨(대표 정소영)이 23일까지 선보이는 기획전 ‘공감-공유’ 최분아 개인전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겸허함의 향기로’라는 작품의 명제에서부터 위로의 시간이 됨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최분아 작 - 겸허함의 향기로
최분아 작 - 겸허함의 향기로

 전시장에 차분하게 걸린 이름 모를 꽃들의 형상은 그림을 그린 최분아 작가를 꼭 빼닮았다.

 그 따뜻한 마음, 그 향기로운 시간, 씩씩하게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모습, 새로운 것을 마주하며 소녀처럼 기뻐하던 작가의 기운이 느껴져서다.

 최 작가는 화실로 향하는 길에 만난 천변에 핀 이름 모를 꽃들에 발걸음을 멈추곤한다. 쭈그리고 앉아서 눈으로 대화하면서 어느덧 행복한 향기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그 시간은 오롯이 작가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 된다. 그리고 그 감흥을 잊을새라 발걸음을 재촉한다. 볕이 잘 드는 화실에 앉아 붓을 쥘 때면, 붙잡아 두었던 그 마음이 출렁인다.

올 들어서도 겸허한 마음으로 부지런히도 그림을 그렸던 모양이다. 전시장을 가득 채운 작품들이 모두 신작이다. 작품마다 2020년이라는 특별한 숫자가 새겨져 있다. 화려한 장식이나 섬세한 표현은 생략하고 단순화된 구성과 색상은 그가 전하고자 하는 특별한 감각과 메시지다. 작가는 잠시나마 복잡한 생각은 떨쳐내 버리고, 행복함과 따스한 향기를 담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그 누구도 차별 없이 아름다운 것을 보고, 즐기고, 삶을 살아내길 바라는 그 마음이 전해진다.

 이창규 원광대 명예교수는 “최분아 선생의 작품이 예전에 비해서 다소 변화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색채는 좀 더 다양화하면서 형체는 더 단순화되는 경향을 볼 수 있었다”면서 “밝고 경쾌한 채색기법이 안정감을 확보하고 있었다. 구체적인 형상에 이르는 과정과 표현이 진지해서 좋았다”고 밝혔다.

 원광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1991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이번 전시가 23번째 개인전이다. 1983년부터 그룹전 및 기획·초대전에 400여회 작품을 출품했다. 현재 여성구상작가회, 전북여성미술인협회, 한국전업미술가협회, 환경미술협회,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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