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K리그1 변화…경고줄고, 경기시간은 늘고
코로나 시대 K리그1 변화…경고줄고, 경기시간은 늘고
  • 연합뉴스
  • 승인 2020.05.11 1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K리그1 개막전보다 경고 26.1% 감소…주심은 선수와 접촉 최소화
실제 경기 시간(APT)은 지난해 개막전 대비 3분 34초 증가
K리그1 1R 6경기 네이버 중계 누적 접속자 333만9천785명
K-리그 무관중 개막전 / 김현표 기자
K-리그 무관중 개막전 / 김현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비한 경기 운영 지침을 선수들이 잘 지켜준 덕에 침 뱉기와 신체 접촉 등 불필요한 행위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무관중으로 개막한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이 전 세계 축구 팬들의 큰 관심 속에 지난 8일 막을 올려 1라운드 6경기를 마쳤다.

대부분 해외 축구리그가 코로나19로 중단된 상황에서 K리그 경기는 36개국에 중계권이 팔려나갈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축구종가'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홈페이지에 전북-수원 경기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생중계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개막에 앞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경기 운영 지침을 각 구단에 내려보냈다.

개막 이후 코로나19 확진 선수가 나오면 리그를 잠시 중단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조처였다.

선수들끼리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고, 경기 중에 그라운드에 침을 뱉는 행위는 물론 가급적이면 선수 간 대화를 줄이면서 개인 물병을 사용하라는 기본적인 지침이었다. 심판들도 가급적이면 선수와 신체 접촉을 피하게 했다.

긴장감 속에 K리그1 1라운드 개막전이 끝났고, 경기 운영 역시 프로연맹의 지침 대로 잘 지켜졌다는 평가다.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6경기에서 13골이 터지면서 경기당 2.17골로 대체로 공격적인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

지난해 K리그1 준우승팀인 울산은 상주를 상대로 4-0 대승을 거뒀고, 강원은 후반에 유독 강한 '병수볼'을 올해에도 여지없이 보여주면서 서울에 3-1 역전승을 따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줬다.

세리모니 하는 이동국
세리모니 하는 이동국

5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개막전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 골을 넣은 전북 현대 이동국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코로나 시대'에서 막을 올린 K리그1 개막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경고의 감소다.

이번 K리그1 1라운드 6경기를 통틀어 주심들이 꺼낸 옐로카드는 총 17장으로 지난해(23장) 대비 26.1% 감소했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K리그1 1라운드 경기에서 심판들의 판정이 크게 문제가 될 만한 게 선수들이나 감독의 항의가 줄어든 것도 경고 감소의 한 원인"이라며 "여기에 가급적이면 신체접촉을 최소화하다 보니 선수 간 불필요한 몸싸움이나 신경전도 줄어 경고로 이어지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경고와 항의가 줄면서 올해 K리그1 개막전의 실제 경기 시간(APT : Actual Playing Time)도 지난해 개막전과 비교해 늘었다.

지난해 K리그1 개막전의 APT는 55분 6초였지만 올해 개막전의 APT는 58분 40초로 전년 대비 3분 34초가 증가했다.

여기에 습관적으로 그라운드에 침을 뱉던 모습도 크게 줄었고, 득점 이후 이어지는 골 세리머니 역시 신체 접촉을 줄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1라운드의 골 세리머니는 대부분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에 대한 감사를 전하는 의미로 왼손 위로 오른손 엄지를 드는 자세를 취하는 '덕분에 세리머니'가 트렌드가 됐다.

손을 내미는 부천 바이아노와 이를 바라보는 최광호 주심.
손을 내미는 부천 바이아노와 이를 바라보는 최광호 주심.

[한국프로축구연맹 페이스북 캡처·재판매 및 DB금지]

심판들 역시 선수와 접촉을 최소화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10일 펼쳐진 K리그2 충남아산과 부천의 1라운드 경기에서 나왔다.

경기 도중 부천의 외국인 바이아노가 반칙을 당해 넘어졌고, 최광호 주심이 곁으로 다가가자 바이아노는 일으켜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최 주심은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고, 바이아노는 겸연쩍게 웃으면서 일어났다.

이에 대해 프로연맹 관계자는 "주심들에게 선수들과 접촉을 최소화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최 주심이 현장에서 잘 적용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K리그가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면서 축구 팬들의 '랜선 시청'도 크게 늘었다.

프로연맹에 따르면 K리그1 6경기를 포털사이트 네이버 중계를 통해 본 누적 시청자는 333만9천785명에 달했다.

전북-수원의 개막전에 107만5천643명이 접속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고, 광주-성남전이 23만5천50명으로 가장 적었다. 1라운드 경기별 평균 누적 접속자 수는 55만6천631명이었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