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전북연극제, 마음에 남는 연극들로 무대와 관객의 가슴 채워
제36회 전북연극제, 마음에 남는 연극들로 무대와 관객의 가슴 채워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5.10 1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 36회 전라북도 연극제(제38회 대한민국연극제 전라북도 지역예선대회)가 지난 9일 막을 내렸다.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는 심사결과로 최우수상에 ‘조선의 여자(극단 까치동)’, 우수작품상에 ‘다시 돌아와(극단 마진가)’를 선정했다.

 올해 연극의 해를 맞아 더욱 풍성해야 할 전라북도 연극제가 코로나19로 인해 두 작품밖에 올리지 못했으나, 작품 모두 사람들의 마음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창작극들이었다.

극단 마진가 창작극 '다시돌아와' 한 장면.

 먼저 극단 마진가의 ‘다시 돌아와’는 현재 사회적으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되는 반려동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 연극은 수감된 사람들을 중심들 중 탈출하지 못하는 세명과 새로 들어와 탈출하려는 1명이 엉키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수감돼 있는 사람들은 결함이 존재하고, 이 결함으로 인해 이들은 ‘가족’을 만날 수 없다. 가족을 기다리는 수감자 701, 702, 703은 문제점을 자신에서 찾는데, 문제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704의 탈출 노력은 갸륵하기에 서글프다. 또한 스크린을 사용해 상황을 카메라로 전달하는 유튜버의 연출, 훈련돼 있는 수감인들의 모습에서, 사람이 아닌 버려진 반려견이라는 모티브를 추후에 읽을 수 있다.

극단 까치동의 조선의 여자 중 한 장면.

 ‘조선의 여자’는 1940년대 전주를 중심으로 핍박받고 고통받는 여인들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본처와 후처, 가족의 뜻으로 성급하게 혼례를 치른 딸과 소리를 배우고 싶지만 무시당하는 딸, 이들은 서로를 생각해 울고 웃으며 가족을 이끌어간다. 도박에 미친 아버지와 일본 제국에 충성하는 아들, 아내를 때리고 처제를 팔아치우려는 사위는 연극을 긴장감으로 몰게 한다. 또한 이들을 일으켜 세우는 것은 복수심이라기보다 인내심과 소리, 가족의 정이다. 주제와 소재는 많이 사용된 점이 있으나 연출과 대사들이 이를 무마시키며 가벼움과 무거움을 정밀하게 조화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이부열, 이도현, 문광수 심사위원들은 “이번 두 작품은 가족의 본질적 형태와 개념에 대해 근원적 이야기를 창작초연작품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며 “전반적으로 이번 출품작들은 희곡의 완성도나 참신성, 작품의 구성 등이 매우 돋보인 작품들로 평가된다. 해석적 연출의 부재와 배우들의 작품에 대한 구체적 분석과 해석의 미흡한 점은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전북 연극의 과제로 남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했다.

 한편 개인상으로 연출상에 정경선 연출가, 희곡상에 최기우 작가, 최우수 연기상에 김경민 배우, 우수 연기상에 이란호 배우가 선정됐다. 또한 대한민국연극제 전라북도 대표작품은 ‘조선의 여자’로 오는 8월과 9월 세종시에서 열리는 ‘제5회 대한민국 연극제’에 출전한다.

이휘빈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