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선택도 학생 인권이다
교복 선택도 학생 인권이다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0.05.1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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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학생들의 교복 선택권이 다양해지고 있다.

하복은 블라우스 대신 생활티를, 가을·겨울에는 재킷 대신 후드집업으로 변하는 학교들이 속속 느는 추세다.

학생들의 인권 존중은 물론 학교생활의 편의를 도모하는 차원에서 학교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의미 있는 결과를 내고 있다.

전주근영중학교는 갑갑한 재킷을 불편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지난해부터 논의를 진행했다.

간절기에는 두꺼운 재킷보다 가디건을 입는 학생들이 종종 눈에 띄었지만, 규정위반 사항이었다.

고민 끝에 생활복처럼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후드집업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학부모들과 학생들도 긍정적인 입장이었고,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 하게 됐다.

장수중학교는 지난 2018년에 설문조사를 통해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듬해 신입생부터 입기 시작했다. 여름에는 블라우스 대신 학교 마크가 박힌 생활티로 대체하는 등 학생 중심으로 바꿔나갔다.

전주덕진중학교도 지난 2012년부터 하복의 블라우스 대신 생활티로 교체한 데 이어 올해부터 학생들에게 후드집업 선택권을 제공했다. 하의도 반바지, 치마, 긴바지 중 택할 수 있게 했다.

올해 첫 후드집업 구매 선택권을 부여한 결과, 덕진중 1학년 학생 162명 중 123명(76%)이 구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덕진중 관계자는 “학생들이 3년 내내 입는 옷이기 때문에 계절 영향을 받아 옷이 불편하면 생활이 힘들지 않겠느냐”며 “업체에 의뢰해 디자인을 받고, 재질은 겨울철 보풀이나 정전기 최소화, 보온성을 꼼꼼히 신경 썼고 여름에는 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해줄 것을 업체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덕진중은 학생들 사이에서 하복 디자인에 대한 건의사항이 제기돼 이에 대해서도 조만간 논의할 계획이다.

도내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이같은 교복 변화 추세는 학생들의 인권 존중과 학교 자치문화 확산으로도 연결되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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