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하)전북 학생선수 육성 미래, 지역·학교 힘 모아야
<기획> (하)전북 학생선수 육성 미래, 지역·학교 힘 모아야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0.05.1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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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위주 아닌 건강한 경쟁으로…학생 행복권 우선돼야
학교연계형 공공 스포츠 클럽, 조례 개정으로 활성화해야
정부·지자체·학교 공동책임, 체계적·안정적 환경 필요

학생선수 육성을 위해 이제는 정부, 지자체, 체육회 학교가 함께 도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오로지 학교 울타리 안에서 운동선수를 꿈꿨다면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지원 속에 전문 스포츠인을 육성해나가자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러한 차원에서 ‘학교연계형 공공스포츠 클럽’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도내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그 사이 도내 학교 운동부는 점점 더 어려워졌고, 일부는 아예 존속이 어려운 처지에 놓이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020학년도 학교 운동부 현황 조사결과 초·중·고 306개팀 3천168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학년도 339개팀 3천450명에 비해 급격히 줄어든 수치다.

올해 펜싱부 해체가 해체된 전주 신일중 관계자는 “2017년까지만 해도 3~4명 학생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선수 수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학교 규모도 작다 보니 교내 선수 선발도 쉽지 않고, 도내에는 초등 펜싱부가 없어 선수단 구성이 앞으로 더 힘들 것이라 판단해 해체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더욱 척박해지는 여건 속에 타지로 선수 유출은 극심해지고, 도내 학생들 중에서는 운동선수를 꿈꾸는 학생 비율이 줄고 있다.

도내 한 체육교사는 “학교 운동부 해체율은 점점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신입 학생 선수가 수년째 들어오지 않는 운동부도 상당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대안으로 클럽 형태 운영을 통한 스포츠 전문인 양성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문화관광체육부의 ‘학교연계형 공공스포츠 클럽’ 사업은 현실과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체육계에서는 정책 방향은 긍정적일지라도 현실과 맞지 않는 조건은 손을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학교연계 공공 스포츠 클럽은 1개교 또는 여러 학교 학생들을 모아 특정 학교의 체육시설을 8년간 계약을 맺고, 정부 지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미래 운동선수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전북도교육청에서 학교체육시설 허가기간을 1년 이내, 1일 3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조례 개정이 필요하지만, 속도는 내지 못하고 있다.

도내 체육계 관계자 K씨는 “학교 운동부는 민원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웬만한 관심과 애정이 없으면 학교체육시설 이용을 허용해주는 학교를 찾긴 힘들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책임소재를 공공스포츠 클럽 운영을 활성화하려면 모든 책임을 학교에 모든 부여하는 것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쟁과 성적 중심 분위기도 탈피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체육인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에이스’ 선수들은 보다 좋은 조건을 갖춘 타지역 학교로 스카웃 되면, 전북에는 실력이 좀 떨어지는 학생들이 온다”는 말이 나온다. 스포츠 명문 학교들은 선수단 구성이 안정적이다 보니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도 크다. 도내 운동부는 기대와 희망보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운영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박연수 전북교육자치연대 사무국장은 “진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학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은 물론 인식개선이 시급하다” 면서 “이를 위해 지자체, 교육청, 학교 등이 같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노력해야할 때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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