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국제영화제를 앞둔 고사동 키드들의 추억
제21회 국제영화제를 앞둔 고사동 키드들의 추억
  • 팀 팝콘과 콜라
  • 승인 2020.05.0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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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과 콜라의 영화뒷담 7.

다양한 독립영화들을 상영하던 전주국제영화제, 독립영화의 묘미 일깨워
독립영화 통해 영화인의 꿈도 일깨워, 내년에는 축소 없이 열리길 희망해

 팝콘 :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지프)가 축소된다는 소식에 콜라 선생님은 뒷목을 잡고 Y병원 멀리 있는 카페에서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구강투여하는 중태에 빠졌습니다.

 콜라 : 지프가 축소 상영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축소 상영이라니! 말도 안돼, 말도 안된다고!

 팝콘 : 사실 저희는 첫 연재부터 제21회 지프를 위해 맛집, 카페, 숙박, 포토존, 영화관 잡상식들을 김칫국에 말아 준비했으나, 이렇게 된 이상 다 내던지고 건지산으로 가는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오늘 함께 건지산 입구를 해메실 환타 선생님이십니다.

 환타 : 영화를 좋아하고 등산을 싫어하는 환타입니다. 해마다 4월 말이면 대한민국이 핫해지고 고사동이 후끈 달아오르는 지프, 영화인 들만 모시고 심사 진행과 온라인 상영 준비중이라니 씁쓸하네요.

 팝콘 : 20년간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 지프는 수업 땡땡이, 교통체증의 도플러 효과, 수많은 요식업, 음료업 종사자들의 손목관절 피로도 증가, 구도심 일대 숙박업 성행, 핫플레이스 조성 등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빚어냈습니다. 다들 첫 지프의 기억이 어떠신지요?

 콜라 : 2009년 제 첫 지프는 천국이었습니다. 수업의 일환으로 영화관람을 했는데, 교수님의 코골이를 배경음삼아 학우들과 함께 꿀숙면 후 막걸리를 퍼마셨네요. 아무도 영화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환타 : 2014년에 본격적으로 지프에 참여했는데요, 2010년에 상영한 영화 ‘인셉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잠에서 몇 번이나 깨어나도 화면이 바뀌지 않더라구요.

 팝콘 : 2015년 지프를 본격적으로 관람했는데 그 당시 국제영화제 영화를 한편 본 이후 마블 어벤저스 시리즈를 웃으며 봤습니다. 쓴 커피 이후에 달달한 간식 먹는 느낌?

 콜라 : 참 못배운 분! 지프에서 어벤저스라뇨, 이 순간 만큼은 전주시민 모두 훌륭한 영화인이 되는 만큼 GV에서 적극적으로 질문도 하고, 행사장에서 아메리카노 마시면서 셀카도 찍어야지 않겄소? 아따, 두유 노우 죤쥬 스타일?

 환타 : 지프 영화들이 물론 어렵긴 했지만 독립영화의 묘미도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대체적으로 일반 영화들은 화려한 CG와 유명배우들로 채워져 돈이 많아야 만드는 줄 알았는데, 독립영화는 그에 비해 주변 이웃들의 영화를 만드는 느낌이었죠.

 콜라 : 그렇습니다. 지프에서 국내·해외 감독들의 유명작들을 보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영화논평, 시나리오 창작 의지, 길거리만 걸어도 한 사람의 영화인이 된 느낌적인 느낌을 최근 주유소에서 기름 넣듯이 가득 채웠습니다.

 환타 : 그러나 이번 지프가 축소됨에 따라 영화제작인의 한 사람으로서 지프 팬들과 씨네키드들의 꿈이 꺾여버렸다는 데에 눈물이 폭풍처럼 맺히는군요.

 콜라 : 엇, 님두? 저 역시 한때 영화를 만들던 영화인 중 한 사람으로서 애달픔이 눈물 맺힙니다.

 팝콘 : 띠용? 우리 선생님들, 이렇게 영화인 커밍아웃이라니, 상상도 못한 정체!

 환타 : 흠흠, 지프의 독립성있는 영화들 앞에 다리꼬면서 “이정도라면 나도 영화인이 될 수 있겠는 걸”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당시 친구와 함께 전재산을 털어 감독, 시나리오, 촬영, 로케이션, 조명, 음악, 시다를 전담했습니다. 그리고 독립영화제에 출품했죠.

 콜라 : 엣헴, 저 역시 19초 단편영화제에 감독, 시나리오, 조명, 음악, 고뇌, 아메리카노 더블샷, 애드리브를 등을 담당하며 출품했습니다.

 팝콘 : 도시락 밑에 계란프라이 깔아놓은 듯 영화인 이력을 감추신 감독님들! 부럽습니다… 이제 2022년 지프부터 시작해서 청룡영화상부터 칸, 아카데미를 휩쓸게 되는 겁니까?

 콜라·환타 : …예선부터 떨어졌는데요…

 팝콘 : …흐르는 선생님들의 안구의 습기를 위해 더 이상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축소된 지프에 대해서 한말씀 더 해주시겠습니까?

 콜라 : 온라인 상영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분명 온라인 상영 시 불법 복제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은데, 19초 영화 한편 제작에 약 6개월을 소모한 영화인으로서 호소합니다. 불법 복제는 절대 안됩니다.

 환타 : 올해 영화제의 명작들을 영화관에서 감상하지 못하는게 너무 아쉽습니다만, 내년 지프를 기대하며 열렬히 응원하겠습니다. 내년에는 사람 가득찬 고사동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영화인의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습니다. 싸랑해요, 지프!

 

 게스트 환타(김신철) : 극장가에 가고 싶지만 바쁜 스케쥴로 인해 자주 못가는 영화애호가. 현재 유튜브와 틱톡에서 음료 컨텐츠 ‘마시즘’을 제작하는 컨텐츠 제작가. 저서로 ‘마시는 즐거움’ 있음.

 
 팀 팝콘과 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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