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부채문화관 특별기획 국가무형문화재 선자장 김동식 ‘선자장의 도구’展
전주부채문화관 특별기획 국가무형문화재 선자장 김동식 ‘선자장의 도구’展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5.0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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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구란 것은 첫째 암만 내가 기술이 좋아도 연장이 나쁘면 좋은 작품을 못 만들거든. 그래서 도구는 아주 뭐 1순위라고 해야지. 도구가 좋아야지만이 좋은 작품을 만드니까. 도구는 생명과 똑같지. 쉽게 얘기해서 나의 생명도 생명이지만 부채의 생명도 도구에서 나오기 때문에……·”

60년 동안 합죽선을 만들어온 김동식(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선자장) 보유자에게 도구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이 그 소중한 합죽선 제작도구를 모아 26일까지 부채문화관 지선실에서 ‘선자장의 도구’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동식의 합죽선 제작 도구 50여점과 합죽선 신작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대한민국 유일의 국가무형문화재 선자장 김동식 보유자는 14살이던 1956년 합죽선을 가업으로 이어오던 외조부 라학천을 스승으로 합죽선과 인연을 맺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 보유자가 물려받아 사용하다 보관하고 있는 故 라학천 장인이 쓰던 100년 된 방목도 만날 수 있다.

 이름도 낯선 방목은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왜 방목이라고 그러냐면 방에서 사용하는 도마, 거기에 나무로 만든 도마란 말이여. 그거에 돌을 달았어요. 못 움직이게 돌을 달아서 안 움직이는 거야. 그래서 방에서 사용하는 도마를 방목이라고 하지. 부채를 만들 적에는 방목이 꼭 필요해. 이것이 없으면 못 만들어.” 

 김 보유자의 설명을 듣고 난 뒤에서야 합죽선을 제작할 때 매우 중요한 도구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이번 전시에서는 김동식 구술을 기반으로 김동식의 음성 그대로 각 도구에 대한 설명을 전시장에 담아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이름도 생소한 목살자, 세말칼, 합죽칼, 도구리, 기죽 낫칼, 활비비, 전지 등 합죽선을 만드는데 필요한 50여종의 도구들을 눈으로 직접 관람하며, 선자장에게 직접 듣는 것처럼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김 보유자가 새로 제작한 오십삽백(百)접선도 선보인다. 가로 길이만 84cm에 이르는 대형부채로 수공으로만 제작이 가능한 특별한 부채다.

 오십살백접선은 부챗살 수가 50개이고 종이가 백(百)번 접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시대에 부채는 고가의 사치품으로 신분에 따라 부챗살 수에 제한을 두었다. 왕실 직계만이 이 ‘오십살백(百)접선’을 사용할 수 있었고, 사대부는 사십살, 이하 중인과 상민은 그보다 살을 적게 넣었다고 전해진다.

 이향미 관장은 “기존에는 선자장들의 신작 위주로 전시를 구성했지만 이번에는 전주부채에 대한 근원을 전시에 담고 싶었다”며 “한 길만을 바라보고 전주 합죽선 전승을 위해 노력한 장인의 도구를 통해 부채에 대한 애정과 예술혼을 깊이 느끼시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부채문화관은 가정의 달 연휴를 5월 8일까지 부채체험 전 품목 1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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