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수능 고3과정 빼자"더니 "난이도 조정"으로
김승환 "수능 고3과정 빼자"더니 "난이도 조정"으로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0.04.28 1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시험 난이도를 하향 조정하자고 말을 바꿔 비판이 거세다.

앞서 김 교육감은 코로나19로 학사일정이 연기되면서 고3 학생이 N수생보다 불리하다는 이유로 “수능에서 고3 교육과정을 빼자”고 제안했다.

뒤늦게 현직 교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입장을 번복한 셈인데 교육계에서는 학교 현장의 혼란을 부추긴 ‘거꾸로 행정’을 보여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북도교육청 학교교육과 진로진학담당 방극남 장학관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고3 수험생들의 불리함을 최소화하는 방안 3가지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21일 김 교육감의 ‘수능범위 축소’ 발언 후에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청취해 나온 것이다.

도교육청이 제시한 방안으로는 ‘수능 절대평가 영역인 영어와 한국사 난이도 하향 조정’, ‘수학, 과학2 등 선택과목 고난도 문항 출제 최소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서류평가에서 교과 세부능력 특기사항 중심 평가로 진행’ 등이다.

현재 고3 학생들은 수능 대비를 위한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학습시간이 부족하고,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도 파행돼 수능 시험 적응력이 저하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해 내놓은 대안이다.

하지만 이는 김 교육감이 제안했던 “수능 범위에서 고3 교육과정을 털어내자”는 것과 전혀 다른 맥락이다.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으로, 수능 출제 기관과 교육부, 타 시도교육청과 충분히 논의가 가능한 수준으로 해석된다.

도내 한 고교 교사는 “학교마다 교육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애초에 고3 교육과정을 빼야한다는 주장은 애초부터 현실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현장교사들의 목소리를 먼저 듣고 구체화한 뒤에 신중하게 발표를 했어야 하는데 순서가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예민한 수능 문제에 대해 김승환 교육감이 개인생각을 내뱉었다가 실무자들이 수습에 나선 꼴”이며 “독단적 행정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고3 학생들의 불리함을 우려하는 측면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이번 방안에 대해서는 추후 각 시도교육청 실무자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안건으로 건의해 공론화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김혜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