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얼굴에 어린이날처럼 매일 꽃을 피워주세요
아이들의 얼굴에 어린이날처럼 매일 꽃을 피워주세요
  • 박수정
  • 승인 2020.05.03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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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날이 올해 97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올해 어린이날은 예년과는 확연히 다르게 기억될 듯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월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에 의한 팬데믹(pandemic, 세계적 유행)을 선언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재택근무와 온라인 개학 등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들을 겪고 있으며, 전국 각 지역에서는 어린이날 기념행사를 대거 취소하고 나섰다.

 최근에는 가정 내 아동학대 피해 사례 증가에 대한 우려도 생겨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부모와 자녀가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이나 부모의 육아 스트레스로 인한 학대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것이다. 4월 발표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부터 4월 1일까지 112에 접수된 가정 내 아동학대 관련 신고 건수는 1,8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0.7% 증가했다.  

 아동권리보장원에서 발표한‘2018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 중 76.9% 이상은 부모에 의한 학대다. 부모의 부적절한 양육 태도와 양육 지식 및 기술 부족 등은 아동학대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 근무하는 필자는 자녀를 소유물로 생각하고, 훈육이라는 명목 아래 체벌을 당연하게 여기는 부모들을 많이 보아왔다.  

 레바논 출신의 철학자이자 작가‘칼릴 지브란’은 그의 대표 저서‘예언자’에서 자녀관에 대해 “그대의 아이는 그대의 아이가 아니다. (중략) 또 그들이 그대와 함께 있을지라도 그대의 소유가 아닌 것을, 그대는 아이에게 사랑을 줄 수 있으나 그대의 생각까지 주려고 하지 말라”고 했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기 생각대로 대해도 되는 존재가 아니며, 더 나아가 국가적 차원에서 부모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하여 아동학대를 예방하도록 하는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전라북도 군산시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굿네이버스에서 개발한‘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를 활용하여 학대피해아동 및 가족을 대상으로 아동권리와 아동학대 인식 개선, 올바른 자녀 양육기술을 함양시키고 있다.‘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는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 부모의 양육 방식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아동학대 특수성을 고려한 대상자별 맞춤형 서비스이다. 더불어, 지역 내 공공 및 민간 기관들과 재학대 예방 및 아동학대 대응체계 개선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며 다양한 아동학대 예방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하나로 군산시와 함께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군산시 부모학교’라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올바른 자녀 양육 태도와 기술을 부모에게 가르쳐 부모 역량을 키우고 효과적인 자녀 양육 방법을 개발하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가족이 함께하는 문화 활동의 장을 마련하여 양육 스트레스 해소와 부부 관계 개선을 통한 가족 기능 강화를 돕고 있다.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모든 노력은‘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어린이에 대한 사랑과 보호의 정신을 높이기 위한 취지가 담긴 어린이날의 목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고 아이를‘내 자식’이라는 소유의 관점이 아닌‘한 인격체’로 존중하게 되기를 바란다. 봄날에 활짝 핀 꽃들처럼 아이들이 가정에서 환히 웃고, 안전하게 보호받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소망한다.

 
박수정 / 전라북도 군산시 아동보호전문기관 운영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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