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째 고추장 명인 ‘순창문옥례식품’ 대표 조종현
2대째 고추장 명인 ‘순창문옥례식품’ 대표 조종현
  • 순창=우기홍 기자
  • 승인 2020.04.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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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명장을 찾아서]
조종현 명인

 대다수 사람이 전북 순창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단연코 고추장이다. 크고 작음을 떠나 마트 진열대에는 고추장 제품 앞에 순창이라는 두 글자가 보인다.

 따라서 아이들조차도 책에서 배우지 않더라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다. 이처럼 지명이 고추장 앞에 붙게 될 정도니 순창이 얼마나 고추장으로 유명한지 짐작할 수 있다.

 순창에는 고추장의 전통을 이어나가며 전통고추장민속마을을 지키는 명인과 기능인들이 있다. 이들 가운데 순창이 고추장의 주산지로 우뚝 서게 만든 장본인은 고(故) 문옥례 명인이다. 특히 고인이 된 그의 뒤를 잇는 또 한 명의 명인이 바로 조종현(61) 명인이다. 문옥례 명인의 아들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어머니에 이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대한민국식품명인(순창 고추장)으로 등극했다. 현재 순창 고추장을 판매하는 순창의 대표 식품기업인 ‘순창문옥례식품’의 CEO다. 연매출 35억원에 직원도 모두 17명에 달한다.

 요즘 서구화되고 있는 식습관으로 제품에 다변화를 꾀하며 고추장의 전통을 이어가는 그를 만나 봤다.

조종현 명인과 조재영 전수자
조종현 명인과 조재영 전수자

 ▶명인 어머니 돕다 보니 가업 이어

 조 명인을 만난 건 지난 27일. 순창 전통고추장민속마을에 있는 문옥례 전통식품 판매장 3층 그의 사무실이었다. 판매장 뒤로 돌아가 보니 공장과 사무실, 장(醬) 보관소 등 규모가 상당하다.

 또 인근에 공장도 하나 더 있다고 한다. 전통고추장 생산시설 규모가 상당하다. 고추장을 어떻게 만들기 시작했느냐는 물음에 그는 “고추장을 만들려면 재료들이 대부분 무거워 이것들을 들고 나르며 힘들어하시는 어머니를 돕기 시작한 것이 이 길로 이어오게 됐다”는 대답이 나왔다.

 조 명인은 학생 때부터 어머니를 줄곧 도왔다고 했다. 특히 지난 1980년대 서울에 있는 롯데, 현대 등 유명 백화점을 돌면서 판매를 시작할 때는 정말 바빴다고 회고했다. 당시 하루에 300∼400만원 가까이 판매가 됐다.

 더욱이 88고속도로(현재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가 놓일 때는 경상도와 전라도 등지에서 고추장을 사고자 가게 앞에 200여 미터의 긴 줄이 이어질 정도였다고 한다. 그때는 고추장을 만들다가 그 자리에서 잠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고도 했다.

 그렇게 고추장이 잘 팔리다 보니 자신의 가게 주변으로 고추장 가게가 하나둘씩 늘어나며 고추장 거리가 조성됐다고 덧붙였다. 순창 고추장 거리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니 순창군도 마을을 조성해 고추장 가게를 한 곳에 모았다. 지금 순창을 대표하는 관광지로까지 유명해진 순창 전통고추장민속마을이 그곳이다.

 ▶변화하는 식습관에 제품 다변화

 그는 이제 단순히 고추장이나 된장 등 장류만 팔아서는 기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했다. 장류 외에 장아찌를 함께 팔며, 제품의 다변화를 꾀한 점도 그가 지금까지 식품사업을 줄곧 이어올 수 있는 배경 가운데 하나다는 것.

 또 그는 제품의 디자인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를 만난 사무실 뒤편에는 현재 파는 제품 용기들이 진열되어 있다. 과거와 비교하면 용기가 세련되고, 고급화된 느낌이다.

 “제품의 질도 중요하지만, 용기나 포장 등의 디자인도 중요한 시대”며 “기존의 것들을 하나둘씩 바꿔나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전국적으로 너무나 많은 식품이 존재하다 보니 그 틈에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면 디자인도 제품의 질 만큼이나 소비자의 구미를 당겨야 하는 중요 요소 가운데 하나가 됐다. 특히 조 명인은 식습관이 변화하면서 혼합식이나 간편식이 판매의 주를 이룰 것으로 보고 소스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찌개나 요리 등 주 재료 외에 소스 하나만 넣으면 완성되는 간편식이 지금은 젊은 층에 사랑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 식품시장이 포화상태로 경쟁이 치열해지자 수출길에도 눈을 돌리며 판로 확대에도 팔을 걷었다. 실제 지난해 9월 미국기업인 ‘울타리USA’와 계약을 체결한 후 현재까지 1억여원 가까이 제품을 수출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의 바이어들과 접촉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수출액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조종현 명인
조종현 명인

 ▶아이들에게 고추장 역사 알릴 체험장 조성 희망

 조종현 명인에게는 아직 자신만의 체험장이 없다. 체험 학습이 활성화되다 보니 전국의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하고자 곳곳을 다닌다. 따라서 고추장 명인에게도 체험장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느낌이다. 특히 ‘장 담그기’가 무형문화재 제137호로까지 지정됐으니 더 그렇다.

 그도 체험장을 짓고 싶다는 포부를 내놨다. 부지도 물색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아직은 여력이 없어 정부 또는 지자체의 도움이 있었으면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끝으로 그는 지난 1997년 고추장민속마을 조성 당시에 54가구나 됐던 고추장 제조기업이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마을이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따라서 순창의 대표 사업인 고추장(장류) 사업이 시대 변화를 이겨내고, 다시 활력을 되찾으려면 지자체와 제조업체 간 적극적인 협업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고추장 하면 순창이다. 순창 전통 고추장은 고인이 된 문옥례 명인을 빼놓을 수 없다. 이제는 그의 아들인 조종현 명인이 순창 전통 고추장의 제조와 맥을 이어가며 수출 등 산업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순창=우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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