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들 전북 투사가 되어라
당선인들 전북 투사가 되어라
  • 김태중
  • 승인 2020.04.2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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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지역 국회의원 10명이 새롭게 선출됐다. 4,15 국회의원 총선가가 끝난 지 10여 일이 지나면서 총선 결과를 놓고 여러 해석이 분분하다. 전북은 21대 총선으로 변화된 정치환경을 맞고 있다. 전북 정치구도가 3당 체제에서 더불어민주당 1당 체제를 구축했다. 3·4선 중진의원들이 몰락하고 당선자 모두가 초·재선 그룹으로 이뤄지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전북은 남원·임실·순창 지역 무소속 이용호 당선자를 제외하곤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7석, 민주당 2석, 새누리당 1석 등으로 3당 구도체제가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민주당 일색이다. 특정정당의 전북정치권 장악은 일사불란하게 전북 현안을 해결할 수도 있으나, 견제세력이 없어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정치 다양성 상실을 넘어서 민주당을 끼지 않고는 지역에서 활동하기란 어려운 정치·사회 환경이 조성됐다. 전북은 민주당 이외에 중앙 정치권과의 소통도 어렵다. 타협과 협상의 무대인 정치권에서 1당 체제가 지역현안 해결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1당 독주체제를 형성했던 과거 사례를 살펴봐도 전북의 희생을 강요하고 오히려 홀대한 전례가 많다. 힘이 없으면 집권당 지역이라 해도 전북의 희생을 요구하는 일이 되풀이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전북 당선자는 모두 초·재선 그룹이다. 3선 이상의 중진 인사가 없는 초유의 정치환경이다. 국회는 인물보다는 선수가 중요하다. 3선 정도 돼야 국회에서 대접받고, 정부 부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국회가 개원하면 초선의원들은 초등학교 입학식장에 부모 손을 잡고 나선 입학생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한다. 국회 상임위원회조차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다. 원구성에서 국회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예결위원장 등에 전북 몫은 없다. 초·재선의원들은 돌격대원 정도이다. 당 대표나, 원내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당내 주류세력이나 지도부에 진입하기도 어렵다.

 유권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결과를 놓고 기대와 함께 걱정도 크다. ‘폭 망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 보수텃밭에서 친노 대표 주자인 이광재 전 지사를 당선시키고, 민주당 3석, 통합당 4석, 무소속 1석으로 견제와 균형을 택한 강원도와 같이 전북이 전략적인 투표를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북이 과거 거물 정치인인 이철승씨와 고건씨를 탈락시킨 전례를 들어가면서 한두 명의 중진인물을 키웠어야 한다는 자책도 한다. 뒤늦은 반성이나 전북의 운명은 10명의 초·재선의원들에게 달렸다.

 전북 10명의 당선자는 나름대로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경제전문가로서 공공기관장을 지낸 재선의 이상직·김성주 당선자가 있다.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을 지낸 한병도 당선인, 신영대·이원택 당선인은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와 소통라인은 구축하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안호영, 이용호 의원과 19대 의원출신인 김윤덕 의원 등도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현안을 해결해나갈 수 있다. 걱정은 전북의원들이 선수가 떨어지고 실세가 아니다 보니 많은 힘을 쏟고도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중앙당을 움직이고 정부부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서 있지 않다면 마음을 다잡고 투쟁에 나서야 한다. 10명의 의원이 동네 골목대장 하지 말고 ‘전북몫 찾기’ 전면에 서서 중앙 정치 무대를 거침없이 달려야 한다. 전북지역 초·재선의원끼리 날 선 경쟁을 벌여봐야 도토리 키재기다. 정치역량이 떨어진다면 함께 뭉쳐 힘을 보태야 한다. 주민이 원한다면 소신 있게 지역민심을 대변하는 정치인, 우리가 선택한 국회의원의 모습이다. 총선에서 유권자가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인지? 또 ‘당만 보고 잘못 뽑았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위한다’고 말한다. 개인의 입지와 당내 위치를 저울질하지 말고 전북과 도민을 보고 뛰어주길 바란다.

김태중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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