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얼굴] <9> 김종현씨...석공예가
[자랑스런 얼굴] <9> 김종현씨...석공예가
  • 김재춘 기자
  • 승인 2020.05.0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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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靈魂(영혼) 불어넣기 二代

黃登(황등)에서 석공예 작품제작에만 85년간을 바쳐온 자랑스런 2代가 있다.

 3년전에 작고한 부친의 가입을 이어받아 역시 아름다운 석공예품을 만드는데 30여년간을 헌신해온 金종현씨(52·익산군 황등면 황등리)가 바로 그 주인공.

 “제가 신문에 날만한 일을 한게 있어야지요” 첫마디부터가 무척 겸손하다.

 주름진 얼굴에 내미는 손만 만져 보아도 일평생 무슨일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金씨는 4살때 석공예 기술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群山에서 黃登으로 이사왔다. 어린시절을 黃登에서 보낸 그는 한때 정치가의 꿈을 꾸고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에 들어갔으나 생각한 바 있어 학업을 중단하고 부친의 일을 도우며 석공예가의 길로 발을 들여 놓게 된다.

 지금은 黃登에 ‘신라석재’란 간판을 걸고 불상과 탑 등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을 주로 만들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에 세워져 있는 자신의 손때가 묻은 작품들이 후세에는 보물이 될 것으로 자부한다는 金씨는 부인과의 사이에 아들 하나 딸 넷을 두고 월수입 2백만원정도로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고.

 평생을 석공예품 제작에 바쳐온 것이 조금도 후회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아직도 매력있는 천직으로 알고 있습니다. 긍지를 갖고 남은 여생도 석공예 작품의 제작에 몰두하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대답한다.

 金씨는 현재 석공예품을 만드는 업체들이 예술적인 면을 떠나 영리에만 목적을 두고 기계화를 통해 대량생산을 하고 있다며 조상대대로 내려온 전통적인 수공예술에 오점이 된다고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순간, 그는 어느새 다시 밝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참 매력있는 웃음이었다.
 

 글 정회창 / 사진 김영호
 옮긴이 김재춘
 1988년 12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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