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청정지역 만드는 고창군의 힘
코로나19 청정지역 만드는 고창군의 힘
  • 고창=김동희 기자
  • 승인 2020.04.2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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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코로나19 발생이 석달을 넘어선 가운데 고창군이 확진자 0명의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 초기 고창군은 대도시와 가깝고, 노인 인구가 많아 방역에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전략적인 방역시스템을 취하며 성공적인 대응을 해나가고 있단 평가다.

 고창군의 ‘코로나 제로’는 행정의 발빠른 대처와 정보의 투명한 공개, 지역 의료인들의 헌신, 자발적인 주민참여가 이뤄낸 성과로 보인다.

고창군은 지난 1월 말부터 보건소 일반 업무들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한 총력대응 중이다. 4월22일 오전9시 현재 193명의 검사를 진행해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유병수 고창보건소 감염병관리팀장은 “초기에는 각종 지침을 확인하고 조직을 갖춰 현장 대응 체계에 익숙하기까지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마다 동료들이 함께 힘을 모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감염병은 업무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지역 내 의료기관 관리와 선별진료소 운영, 민원 대응과 사후관리 대비, 방역소독, 각종 행정 사항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업무는 끊이지 않는다. 유 팀장은 “수개월째 지치고 힘든 일상이지만 고사리손으로 써서 보내준 편지와 이름 모를 주민이 보내준 장어즙 등을 보면 눈물이 날 정도로 보람과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고창군은 지난 1월22일부터 하루도 안 빼고 코로나19 관련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오전 8시30분 열리는 데 유기상 군수는 물론, 천선미 부군수를 비롯한 간부 공무원 대부분이 하루도 안 빠지고 대책회의를 해 오고 있다.

 대책회의에선 재난안전과와 보건소가 안전 관련 대책과 방역 상황, 격리자 현황, 마스크를 비롯한 주요 물품 현황 등에 대해 보고해 왔다. 특히 주말에는 교회를 비롯한 현장점검과 함께 고위험 집단시설에 대한 대책 등이 집중 논의되고 있다.

 또 각종 행사 취소와 연기, 시설 폐쇄, 방역소독 물품 배포 등에 있어서도 다른 지역보다 앞서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마스크 수급 대란이 일었던 지난달, 고창군은 지역 내 공동체 조직을 활용, 면 마스크를 생산해 보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간부회의가 영상회의로 대체되고, 민원인과 공무원의 안전을 위해 민원실에 가림막도 설치했다.

 다함께 하는 ‘주민 참여형 대응’도 주목받고 있다.

 고창군은 대도시와 가깝고 노인·외국인 노동자가 많아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선 주민 참여가 필수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고창군은 위험 경보와 대처 방안 홍보, 방역소독, 면 마스크 제작, 대구·경북 지원 등 곳곳에서 주민이 직접 참여해 대응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고창군의 방역 실적을 보면 군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큰 힘을 발휘하며 4월20일 현재 868명의 봉사자가 참여해 3716개소의 소독이 진행됐고, 사유시설 방역소독 실적도 1000회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지역사회 예방과 감염 차단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발벗고 나서는 등 ‘주민 참여형 대응’이 확산하고 있다.

유기상 고창군수는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다.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한 봄이 되어 이 시기를 잘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다.

고창=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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