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의 지평선처럼 한 줄이 오래 남는 지평선 동인시집 ‘옆을 터주는 것들’
김제의 지평선처럼 한 줄이 오래 남는 지평선 동인시집 ‘옆을 터주는 것들’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4.2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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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의 지평선처럼 한 줄이 오래 남는 동인시집이 나왔다.

 지평선시동인(회장 김유석)이 동인시집 ‘옆을 터주는 것들(리토피아·9,000원)’을 발간했다. 다섯 번째인 동인시집에는 기명숙, 김유석, 김인숙, 도혜숙, 백귀석, 안성덕, 이강길, 이세영, 이승훈, 이영종, 임백령, 장종권, 전창옥, 지연 시인이 쓴 67편이 실렸다. 이어 작년에 시집을 낸 기명숙, 이강길 시인의 자선 대표시 3편과 이승훈 시인이 쓴 미술문화칼럼집의 에세이1편이 실려있다.

 이번 시집의 제목은 김유석 시인의 시 ‘우리는 무시로’에서 드러난다. 이 시는 “텃밭에 쪼그려 어머니 열무 모종을 솎는다.//뵈다는 이유로 솎아지는 것들//잡초라 불리지도 못하고 뿌리채 뽑혀 버려지는//뽑힌 후에야 그 자리 확연해지는 것들//어머니 손 끝에 무작위로 집혀서//옆을 터주는 것들, 나와 너 사이//그 좁은 길을 먼저 따라보았다는 듯이”라는 짧은 시는 열무를 솎는 손길에서 ‘사이’를 재조명한다.

 시집의 시들은 대체로 지역성과 관계를 조명한다. 이 지역성은 자신의 고장을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 아파트, 텃밭, 월세방, 횡단보도 등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시집 속 어떤 시를 읽더라도 자신이 사는 곳에서 시인들이 본 지역들과 삶을 이해할 수 있다.

 지평선 시동인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지평선인 ‘김제 지평선’의 문화적 자산을 창조적인 정신문화로 계승, 발전시키고, 끝 간데 없이 너른 지평선 끝에 혼돈이 가져올 혼곤한 자유를 짓고자 2010년 김제 인근 시인들이 꾸린 시동인 모임이다. 동인은 지금까지 1집 ‘소나기가 두들긴 달빛’, 2집 ‘꽃의 고요를 핥아라’, 3집 ‘민달팽이 한 마리가’, 4집 ‘줄 노트에 대한 기억’등을 출간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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