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역설
코로나19 역설
  • 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교수
  • 승인 2020.04.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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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설의 사전적 의미는 ‘일반적으로는 모순을 야기하지 아니하나 특정한 경우에 논리적 모순을 일으키는 논증, 모순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그 속에 중요한 진리가 함축되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로 되어 있으며 영어의 패러독스(paradox)로 말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펜데믹 현상에까지 이르러 확진자의 수가 200만 명을 넘기기까지 이르러 정말 공포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하루속히 잠잠해지기를 바라면서도 우리나라의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동안 사투를 벌여 온 의료진과 관계 당국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

 그러면서 긴장의 끈을 놓으면 제2, 제3의 폭증 사태가 올 수 있으니 이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요즈음 코로나로 인하여 멈춰버린 인간의 활동 사이로 코로나 역설이 회자되고 있다. 물론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몇 가지 정리해 보았다. 먼저 개인적으로 볼 때 유류대의 가격이 10여 년 전의 가격으로 인하되어 서민들의 삶에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또한 중국의 공장가동 중단 등으로 우리나라의 지난 3월 초미세먼지 농도는 지난해보다 46% 줄었다고 한다. 발전소와 공장, 배기가스로 배출되며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악화하는 대기오염 물질인 이산화질소의 농도 역시 유의미한 정도로 줄었으며 중국에서 발생하는 이산화질소 농도가 2월에 30%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 항공우주국(NASA) 등에 따르면 중국 중·동부, 이탈리아 북부, 인도 등 산업지역의 이산화질소 농도가 10∼40%가량 낮아졌다고 한다. 각국 봉쇄 조치로 공장이 멈추고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수가 줄어들면서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대한의사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병원을 찾는 외래환자가 34% 줄었다고 한다. 병원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국민들의 건강관련 의식이 향상되어 손 씻기 등 건강관리와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한 결과로 보는 사람들도 있어 긍정적인 효과라 생각한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와 퇴근 후 집으로 귀가하기 등의 캠페인으로 워라밸 사회의 실현이 앞당겨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공원이나 유원지에 가 보면 예전에 보기 드물었던 가족끼리의 놀이라든지 가족 단위로 함께 산책하는 모습은 눈에 띄게 많아짐을 볼 수 있는 것도 긍정적인 효과라는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인정할 것이다. 진단키트의 조기 개발과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검진 방식을 비롯하여 어느 지역의 봉쇄나 차단 없이 모든 정보를 공개하면서 함께 고민하고 함께 협력하여 모범적인 사례로 전 세계가 칭찬하고 있음은 우리나라 국민 모두의 노력과 시스템에 의한 관리를 믿고 따라 준 대한민국 국민의 승리라는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볼 때에 이상한 나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금방 쓰러질 것 같이 보이는데 다시 일어나고 다시 일어나곤 한다는 것이다. 오랜 외국의 침략에서 견뎌내고 부존자원 없이 세계의 경제 대국이 된 것은 우리나라 온 국민의 교육열과 잘 살아 보자는 열정에 이어 풀뿌리 민주주의로 다져진 결과가 아닐까 한다.

 이제는 코로나 이후 즉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의 대책에도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겠다. 앞으로 모든 판단의 첫 번째 기준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것이며 그 판단의 기준은 ‘안전한가?’ 일 것이다. 그런 기준으로 볼 때 크루즈 여행과 항공사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하며 재택근무가 늘어 노트북의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대책이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고용 위기와 특히 서민 경제의 어려움에 희망을 안겨주는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모두가 힘을 합하여 코로나19의 재확산 방지에도 지혜를 모아야 하며 아울러 인간만이 사는 지구가 아닌 자연과 공존하는 지구를 위한 환경에 대한 정책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어느 한 부분 소홀히 함이 없이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지구를 위한 생각과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고재찬<군산대 산학협력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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