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랴, 공부 감시하랴” 초등 개학 첫날 학부모 진땀
“일하랴, 공부 감시하랴” 초등 개학 첫날 학부모 진땀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0.04.2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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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3학년의 3차 온라인 개학을 맞이 한 20일 전주 시내 한 가정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이 TV로 EBS 교육방송을 통한 수업을 듣고 있다.   김현표 기자
초등학교 1∼3학년의 3차 온라인 개학을 맞이 한 20일 전주 시내 한 가정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이 TV로 EBS 교육방송을 통한 수업을 듣고 있다. 김현표 기자

“몇 번 채널에서 한다는 거지? 여기가 아닌가…”

일터에 나간 딸을 대신해 초등학교 2학년 손녀의 원격 수업 지도에 나선 김정숙(62·전주 인후동) 씨는 EBS 방송 채널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수차례 채널을 돌린 끝에 겨우 채널을 고정시킨 김 씨는 손녀를 TV 앞에 앉혀 집중시키는 것이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이었다. 학교에서 나눠준 학습꾸러미도 있었지만, 활용 방법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었다.

김 씨는 “집안일 하랴, 손녀가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지 확인하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었다”며 “딸 아이도 걱정됐는지 업무시간을 틈내 집에 들러 확인하고 갔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3학년 학생들의 온라인 개학이 20일 이뤄졌다. 초 1~2학년 학생들은 EBS 방송을, 초 3학년은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등을 통해 담임교사가 안내해 준 사이트에 접속해 수업에 참여했다.

EBS 방송은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0분 단위로 방영돼 미리 받은 교과서를 보고 들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날 첫 원격 수업에 참여한 오유린(9) 양은 “혼자 집에서 수업을 들으니 재미도 없고, 빨리 학교에 가고 싶은 생각만 들었다”며 “숙제는 엄마가 도와줘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의 경우 부모 지도 없이 스스로 참여하기 어려운 만큼 이번 온라인 개학은 오히려 부모들이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도내 한 학부모는 “맞벌이나 한부모 가정은 퇴근하고 나서야 자녀 공부를 봐줄 수 있다”며 “부모들은 그저 하루 빨리 등교 개학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점차 진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정부는 아직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교육부 역시 방역 당국의 결정에 따라 등교 개학에 대해서도 본격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기한이 5월 5일까지 추가 연장되면서 사실상 등교 시점도 그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번 초1~3학년 학생들의 3차 온라인 개학으로 도내 초·중·고 총 19만여명 학생들이 전면 원격 수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날 초4~6, 중·고1~2학년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 플랫폼인 e학습터와 EBS온라인 클래스는 이날 오전 중 일부 접속이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했으나, 큰 혼란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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