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활동으로 마을에 꽃 피우자
문화활동으로 마을에 꽃 피우자
  • 이정희 전주대 평교 미술아카데미 교수
  • 승인 2020.04.20 17: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예술’. 단어의 의미로만 보자면 전문예술인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진정한 문화예술 꽃을 피우려면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험하고, 즐기는 문화가 대중화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유구한 세월을 거쳐 형성된 세계문화사가 잘 대변하고 있다. 학생, 주부, 직장인, 자영업자 등 누구나 생활 속에서 음악과 미술을 향유하다보면 본인의 재능과 노력 여하에 따라 유명한 문화예술인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 누구나 문화예술인으로서의 잠재력은 갖고 있기 마련이다. 개발 여부에 따라 ‘일반인’과 ‘문화예술인’으로 구별될 뿐이다.

 세계미술사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예술인들은 다른 분야에서도 그 재능을 인정받았다. 일례로 철학가, 교육자, 의사, 수학자, 과학자, 물리학자, 건축가, 음악가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한 사람들이 함께 ‘그림’을 그렸다. 이는 누구나 재능과 노력을 거쳐 정식 화가로 등단, 활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화가이면서 다른 분야에서도 이름을 떨친 예술인은 누가 있을까? 먼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천재 미술가이자 기술자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i ser Piero da Vinci)’를 꼽을 수 있다. 다 빈치는 ‘천재’라는 별칭처럼 화가·조각가는 물론 건축, 수학, 음악, 엔지니어, 지도제작가 등 다방면에서 그의 천재성을 발휘했다. 그리고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 등 수많은 걸작은 물론 ‘인체 해부도’까지 남겼다.

 최초의 미술사가 중 한 명으로 ‘뛰어난 화가·조각가·건축가의 생애’를 출판한 전기작가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는 훗날 화가이자 건축가로 더 이름을 남겼다. 또, 교사에서 선교사로, 선교사에서 화가의 길로 접어들어 네덜란드 후기 인상주의 화가가 된 ‘빈센트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도 그렇다. 독일의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루벤스는 학자이자 외교관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럼에도 그림을 그려 1620년대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화가 중 한 명이 됐다. 나아가 그의 풍경화는 인상주의 화가를 비롯한 후대 화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문화예술은 특정인의 전유물이 되어선 안 된다. 일반 대중이 쉽게 접근해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될 때 복지도시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의 마음을 살찌우는 최고의 방법이 문화예술 향유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문화활동은 현재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뜻을 함께한 사람들끼리 동호회 형식으로 미술동호회, 사진동호회, 수석동호회, 합창동호회, 악기연주동호회, 영화동호회, 전통차동호회 등 상당수에 달한다. 이들 동호회는 회원들이 좋아서 자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한계점이 있다. 어느 정도 동호회 활동을 하다 보면 그 기량이 증진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발표의 기회가 제한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갈증을 지자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면 문화도시로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지난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져 전북지역 10명의 국회의원 당선자가 가려졌다. 모두 지역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역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아 여의도에 입성하게 된 10명의 국회의원은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문화향유 기회를 증대하는데 관심과 열의를 가져야 한다. 지역주민의 행복증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전주시, 완주군 등 지자체마다 ‘문화예술동호회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정된 예산 때문에 모든 동호회를 지원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도시단위로, 마을단위로, 예술분야별로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활동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노력을 펼친다면 ‘코로나19’로 피폐해진 지역주민들의 마음에 희망의 새싹을 키울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적극적인 주민 대상 문화활동지원을 통해 마을의 꽃을 활짝 피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정희<전주대 평교 미술아카데미 교수/지후아트갤러리 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