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위기극복 DNA’를 깨우자
대한민국 ‘위기극복 DNA’를 깨우자
  • 장기요 농협은행 전북본부장
  • 승인 2020.04.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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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어질지언정 부러지지 않는 선수(bends but doesn′t break RYU) 코리아 몬스터 야구선수 류현진을 평가한 매팅리 감독의 표현이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그가 최고 투수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정교한 칼날 제구력, 다양한 변화구, 타자를 상대하는 담대함 등 빼어난 능력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강점은 특유의‘위기관리능력’이다.

 류현진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0.186으로 정규시즌 피안타율 0.234에 비해 현저히 낮은 기록을 보인다. 점수를 내어줄 수 있는 주자 상황 시 땅볼, 병살타를 유도하는 위기관리 능력은 그가 왜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인지를 증명함과 동시에‘휘어질지언정 부러지지 않는 선수’라고 말한 감독의 평가가 수긍되는 점이다.

 마운드 위의 류현진 선수가 매 이닝 느끼는 것처럼 우리도 삶에 있어 많은 위기의 순간을 겪게 된다. 위기로부터 자유로운 조직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위기를 단순히 고난, 역경, 어려움과 같이 불편하게만 느껴야 할까?

 위기(危機, crisis)라는 단어의 동양적 해석은 위험(危險)과 기회(機會)가 공존하는 현상, 즉 위기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라고 설명된다. 영어로 위기(crisis)는‘환자의 운명을 위해 중요한 결정을 내리다’라는 고대 그리스어 크리네인(Krinein)에서 유래한 것으로 상황에 대한 판단, 의사결정, 구분이라는 뜻을 갖는다.

 결국, 위기는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 대처하기에 따라 긍정 혹은 부정의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결정적 순간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위기를 극복하는 힘, 위기극복 DNA를 갖고 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많은 수탈과 침략을 겪었으며 분단의 역사, IMF 외환위기, 세계 금융위기 발발로 인한 경기 침체 등 대한민국은 위기와 함께 성장했다.

 위기의 순간에 대한민국은 협동하고 오히려 더욱 단단해졌다.

 1998년 IMF 외환위기는 대한민국의‘위기극복 DNA’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당시, 실업률 급등, 고금리 현상, 기업들의 줄지은 도산과 물가 상승은 이제껏 만나지 못한 큰 위기였다.

 국민은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움직였다.

 범국민적 ‘금 모으기 운동’이 확산했고 국민이 주체가 된 소비 진작 캠페인‘아나바다 운동’을 전개했다. 정부와 기업도 함께 나섰다. 부채 탕감을 위한 노력, 기업 여건 조성을 위한 제도 개선, 정부 주도하의 관리·감독 강화를 통해 민·관·기업이 함께 위기극복 DNA를 일깨웠다. 그 결과, 2001년 8월 23일 대한민국은 외환위기를 겪은 지 3년 8개월 만에 IMF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었다.

 우리는 또다시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작년 12월말 중국 우한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지 석달만에 전 세계 확진자 200만명을 발생시킨‘코로나 19’라는 위기가 찾아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위기극복 DNA가 발현되고 있다. 자발적으로 위기 지역으로 향하는 의료진, 코로나 19 예방에 힘쓰는 방역 당국 직원들, 착한 임대료 운동 확산, 피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지원, 범국민 사회적 거리두기의 확산까지 위기 극복을 넘어선 경이로움의 현장이다. WHO가 코로나 19 전염상황을 감염병 세계적 유행(팬데믹)으로 규정한 가운데 대한민국이 전 세계적‘모범사례’로 평가받는 이유다.

 ‘우리 삶에 만약 겨울이 없다면 봄은 그다지 즐겁지 않을 것이다.’

 미국 여류 시인인 앤 브래드스트리트의 시 한 구절을 읊어본다.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청명(晴明)의 계절, 봄이 한창이지만 우리는 아직도 완연한 봄을 만끽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강한‘위기극복 DNA’를 깨우자.

 유난히 추웠던‘코로나 19’라는 겨울을 보내고 맞는 4월의 봄이 어느 때보다 따뜻하길 소망하며 외쳐본다.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다.’

 장기요 농협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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