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출발선에 선 민주당
고난의 출발선에 선 민주당
  • 이보원
  • 승인 2020.04.1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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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 민주당이 한껏 몸을 낮췄다.

 4.15총선 결과 180석의 슈퍼여당이 탄생했다. 개헌 빼고 다할 수 있다고 했다. 무소불위의 입법 권력이 탄생한 것이다. 그러자 몸을 낮추고 또 낮췄다. 이해찬 대표는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국민이 주신 의석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2004년 17대 총선 압승 이후 트라우마가 소환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속에서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152석의 과반을 차지하는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오만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등 이른바 4대 개혁입법을 힘으로 밀어 부쳤다. 여야간 갈등과 당내 분열이 폭발했다. 민심이 돌아섰다. 이후 선거에서 연거푸 쓰라린 패배를 경험했다.

 ‘자기 맘대로 뭐든 하는 민주당’ 프레임 경계 소리도 들린다. 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해단식에서 “모든 강물이 바다에 모이는 것은 바다가 낮게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조금이라도 오만, 미숙, 성급함, 혼란을 드러내면 안 된다. 항상 안정되고, 신뢰감과 균형감을 드려야 한다”고 했다.

 공룡 민주당 탄생에는 전북에서의 대승도 크게 공헌했다.

 4년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단 2석에 그쳤다. 이번 총선에선 10석중 9석을 싹쓸이했다. 전북 총선 역시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다.

 까놓고 말해 커리어나 인물의 면면을 봤을때 압승을 거머쥔 민주당 당선자들이 과연 낙선자들 보다 낫다고 자신할 수 있나. 당내 경선부터 일부지역에선 학연 선거였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출신 고교 동문이 한쪽 후보측은 지리멸렬했고 다른 경쟁자쪽은 똘똘 뭉쳤다는 것이다.

 일부 물갈이가 있었지만 참패를 당한 4년전의 그 밥에 그나물로 전혀 다른 승부가 펼쳐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민주당의 거센 바람이 아니었다면 가능했겠나. 지역주의와 블랙홀이 됐던 코로나 국난이 없었어도.

 유권자들의 지지율 보다 과도한 의석을 가져가며 텃밭을 수복한 게 전북의 집권 여당 민주당이다.

 4.15총선 민주당에 대한 전북 지지율은 65.4%. 채 3분의 2가 안된다. 그렇지만 전체 의석의 90%를 차지했다.실제 지지율 보다 24.6%의 의석을 더 가져간 것이다.

 전북의 민주당은 점령군처럼 승리에 도취해 오만해선 안된다. 낮고 겸허하게 무한 책임을 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20대 국회같았으면 소수당이라거나 다수의 다른 당 국회의원이 있다는 둥의 핑곗거리라도 있었다.

 20대 국회 내내 전북은 하루도 바람잘 날 없었다. 끝없이 악재가 터졌다. 지역경제는 만신창이가 됐다. 군산조선소 철수와 GM군산공장 폐쇄, 전주 제3금융중심지 지정 무산, 남원공공의대 설립안과 전주탄소법의 국회통과 좌절등 셀 수 없을 정도다.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했다. 그럼에도 여당 후보들 대신 야당 후보들이 심판을 받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상대적으로 여당 후보들의 운빨이 빵빵했던 것이다.

 전북현안의 표류가 어디 야당 국회의원들만의 책임인가. 군산조선소 재가동이나 GM군산공장 회생책, 전주제3금융중심지 지정, 탄소법등 대부분의 현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거나 민주당의 총선 공약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지만 여지껏 지지부진하다. 지난 4년간 집권여당 민주당은 도대체 뭘 했나.

21대 국회의 개원은 ‘재집권의 문’이 될지, 아니면‘나락의 문’이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2년후 2022년 대선은 21대 국회의 성적표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상황은 녹녹치 않다. 코로나 재앙으로 전세계에 대공황의 그늘이 짙다.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추스러야 할지 막막한 정도다. 책임을 전가할 야당도 마뜩잖다.

 지분 보다 과도한 슈퍼 의석은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지금 그 고난의 출발선에 섰다.

 

이보원 <논설위원 / 아카데미운영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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