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기획> 무주 산마을영농조합법인 박민철 대표
<귀농귀촌 기획> 무주 산마을영농조합법인 박민철 대표
  • 장수=송민섭 기자
  • 승인 2020.04.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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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주에 터 잡고 무주발전 일구고 사는 무주사람입니다!

 무주에는 도라지 청년으로 불리는 이가 있다. 반찬으로나 활용되던 도라지의 약용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도라지청이며 도라지 절편 등을 생산·판매해 성공한 산마을영농조합 박민철(33세)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귀농 후 할아버지, 아버지가 일구던 땅에 직접 농사를 짓고 농산물 가공의 미래가치를 믿는 사업가로 변신한 그를 만나봤다. (편집자 주)

 

◆도라지 가꾸는 청년농부

 무주군 부남면이 고향인 박민철 대표가 귀농한 지 올해로 7년째.

 내내 농사를 짓고 있으니 어엿한 농부라는 말이 맞을까? 농산물 가공품을 만들어 내고 있으니 사업가라는 말이 맞을까? 3천여 평 땅에 직접 심은 도라지를 돌보는데 시간과 공을 들이는 박 대표를 바라보며 ‘직접 키우고, 직접 만들고, 직접 유통한다’는 산마을영농조합의 기본철학을 생각했다.

 “농약이나 비료를 하지 않는 대신 제초작업도 일일이 손으로 해야 하고 3년마다 옮겨 심는 작업을 또 따로 해야 하므로 매우 번거롭죠. 그런데 고향 덕을 봅니다. 마을 분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시거든요, 여러 가지로 감사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산마을영농조합은 농축산식품부에서 인정하는 6차 산업 인증기업(2016~)도 됐다.

 생산, 제조, 유통을 합친 6차 산업은 농촌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농촌 융·복합 산업’. 그 인정을 받기까지 박 대표가 흘린 땀과 들인 열정은 과연 얼마나 될까! 아마도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농산물가공에 눈을 뜨다

 무주는 박민철 대표의 고향이다. 여느 시골아이들처럼 그는 대학생활과 취업을 위해 도시생활을 했고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는 다시 고향에 돌아와야 하는 처지가 된다.

 갑작스럽게 땅을 일궈야 하는 상황이 된 것. 하지만 그는 그냥 농사만 짓는 농부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졸업과 함께 고향에 돌아온 박 대표는 10평 남짓한 사무실에 산마을영농조합을 꾸리고 관련 공부와 기술개발에 힘을 쏟았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머루 초콜릿을 가미한 과자를 생산했지만, 성과는 시원찮았다. 그래도 투자는 멈추지 않았다. 갖가지 기계들을 사들이고 제품개발에도 힘썼다. 젊기에 뿜어져 나오던 열정과 실낱같은 희망으로 버티던 때였다.

 때마침 전국은 황사와 미세먼지 공포로 들썩였고 박 대표는 ‘미세먼지에 좋은 게 무얼까?’를 고민하다 ‘도라지’에 주목했다.

 “도라지는 약용 식물인데 그냥 나물로만 알고 먹잖아요. 둘러보니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기관지 건강에 대한 걱정이 늘면서 건강식품 수요가 늘더라고요. 그래서 아, 이거다 생각을 했죠. 무주는 해발고도가 높아서 도라지 재배 여건도 아주 좋거든요.”

 그렇게 도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성공이 단숨에 따라붙지는 않았다. 숱한 실패를 겪으며 ‘도라지청’과 ‘도라지 배즙’, ‘도라지 농축액’, ‘도라지 절편’ 생산을 이어갔고 사업시작 3년 만(2015년)에 드디어 매출 4억 원을 찍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상생의 철학

 “다른 제품과 비교해 봤을 때 도라지 함량이 높습니다. 발효과정에서 버섯 균사체를 넣어 사포닌 함량을 3배나 높이는 기술을 전북대 산학협력단과 같이 개발해 특허도 출원했고요, 품질은 높이고, 직접 재배와 유통을 하면서 가격은 낮춰 가성비를 올린 거죠. 그 진심이 통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봐 주시거든요.”

 무주의 도라지 농가들도 ‘도라지 청년’으로 불리는 박민철 대표를 신뢰한다. 안정적인 판로를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 산마을영농조합의 연간 도라지 소비량은 35~45톤으로 무주군 도라지 생산량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시중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을 쳐드리진 못해도 농가들이 손해를 보면 안 되니까요.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항상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어요. 농가들도 그런 제 맘을 알아주시는 것 같고요”

 매 순간 사람이 먼저다. 도라지를 재배하고 가공하는 사람, 소비하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농사를 짓고 회사도 운영한다는 박 대표.

 원료를 확보하는 일부터 안전하고 품질 좋은 제품생산과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자리 창출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는 모습이 그저 믿음직스럽기만 한 이유다.
 

◆친환경 무주농산물로 건강식품을 만들다

 도라지 제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던 산마을영농조합은 최근 HACCP 인증, 해외 판로 개척에 이어 새로운 상품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유기농 친환경 제품을 활용해 ‘리얼 메이드’브랜드를 출시한 것. 여기에도 변함없이 재배자와 생산자, 구매자 모두 행복하고 상생해야한다’라는 가치를 담았다.

 “리얼 메이드는 반딧불 친환경 농산물로 만든 건강식품이에요. 환경지표 곤충 반딧불이가 살아 숨 쉬는 무주의 청정 먹거리를 소개하는 기회가 될 겁니다.”

 박 대표는 “리얼 메이드가 ‘도라지 제품’ 같은 성공을 거두는 날, 반딧불 농산물의 고장 무주도 또 한 번의 흐뭇한 변화를 맛보게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뚝심 있게 걸어가는 박민철 대표를 바라보며 무주 토박이자 귀농인 청년 창업가의 희망찬 도전을 응원해 본다.

무주=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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