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시] 6.25 전적지 순례 (3) - 개미고개 격전지
[초대시] 6.25 전적지 순례 (3) - 개미고개 격전지
  • 전병윤 시인
  • 승인 2020.04.16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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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미고개 격전지* 

 

 개미고개엔 평화의 빛 공원이 있다

 미군 사백여 명의 혼령들이 함께 사는

 

 계곡엔 마른 안개 피어오르고

 하늘엔 기러기 몇 형제 울고 간다

 

 미군은 구만리 낯선 코리아에

 누굴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펄펄 끓는 피를 뿌렸는가

 아 혈맹을 잊을 수가 없다

 

 혼령들은 산야에 가을을 물들이고

 총알 박힌 소나무들은

 칠십년 동안 송진을 흘리면서

 세상의 모든 무기에서 녹물이 흐르길 바란다

 

 오늘은 금발의 할머니가

 수만리 머나먼 개미고개를 찾아

 아버지 혼령을 만나러왔단다

 

 고향에서 찾아온 유복녀 ......

 혼령들이 몰려와 기뻐서 함께 슬퍼한다

 개미고개를 건너가던 낮달도 주춤거린다

 해도 달도 별도 여기 잊지 마오.
  

 

전병윤 / 시인, 전북문인협회 회원

 

 

 

 

 

 

  *개미고개 격전지:

    1) 세종시 전동면에 위치한 자유평화의 빛 위령탑공원.

  2) 6.25 때 7월 9일~12일 (4일간) 사이에 미군 24사단소속 병사 428명이 전사한 곳.

  3) 매년 7월 11일에 추모제를 거행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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