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전북대 교수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4.1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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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는 것이지 이념적으로 한다는 건 낯선 일이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혁명으로 인해 사람들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특정 상품·기업·업소에 관한 평판 위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날이 갈수록 이념적·정치적·윤리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소비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쓴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인물과사상사·1만5,000원)’는 한국에서 정치적 소비자 운동이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문제의식이 낳은 산물이다. 정치와 무관한 것으로 간주되어온 쇼핑 행위가 정치적 행동주의의 유력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소비자 운동은 소비자의 이념적·정치적·윤리적 신념과 결부시켜 특정 상품의 소비를 거부하는 보이콧팅, 지지하는 바이콧팅 등의 정치적 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소비자 운동과 구별된다.

 일반적인 소비자 운동은 상품과 서비스에 초점을 두고 소비자들의 피해를 알리고 해결하는 데 주력하는 반면, 정치적 소비자 운동은 상품의 생산과정에서부터 기업·경영자의 행태에 이르기까지 매우 포괄적인 범주에 걸쳐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정치화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치고 나선 것이야 말로 정치적 소비자 운동의 영향력을 말해주는 좋은 방증이라는 것이다.

 책은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군, 아니 현재진행형인 사건들을 중심으로 풀어쓰고 있다. 유치원과 가습기, 게임업계의 페미니즘 탄압, 불매 위협에 시달리는 진보 언론, 일본 상품 불매운동 등 각기 한 권의 책으로 다루어도 부족할 정도인 내용들인데 정치적 소비자 운동에 대한 학술적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어 정치적 소비자 운동의 이론과 더불어 서구와 한국의 소비자 운동을 개괄적으로 소개한다. 책 제목인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는 말은 영국의 정치적 소비자 운동가들이 들고 나왔던 슬로건이다. 정치가 불신과 혐오의 대상이 된 가운데 정치적 소비자 운동이 세상을 바꾸는 데에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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