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에서 현재까지 전라도의 생업과 생활을 정리한 ‘전라도의 탄생2’
고대에서 현재까지 전라도의 생업과 생활을 정리한 ‘전라도의 탄생2’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4.1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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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은 평야로 전국을 먹여살리고 명품을 생산해 전국에 보급했으며 항해의 달인으로 어업을 발달시킨 전라도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기록한 책이 출간됐다.

 기존의 전라도 역사 서술에서 미진하고 부족한 것이 많다고 느껴왔던 김덕진 광주교육대학교 교수가 오랜 기간 전라도의 지역사 서술에 참여해 온 경험을 자산으로 삼아 이번에도 펜을 든 것이다.

  ‘전라도의 탄생(도서출판 선인·2만8,000원)’은 고대에서 현재까지 전라도가 어떤 터전 위에서 어떤 생업으로 생활해왔는가를 정리한 책으로 이번이 두 번째 출간이다.

 김 교수는 첫 번째 책에서 ‘생활의 터전’이라는 부제 아래 전라도의 모습을 소개했다. 전라도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변화되었고, 도를 통치하는 감영·병영·수영의 구조와 역할, 도 아래에 있는 군현이 어떻게 형성되어 어떤 모습으로 존재했었는지 등을 담았다.

 이번에 발간된 두 번째 책에서는 ‘생업의 현장’이라는 부제 아래 생산활동의 영역에 따라 크게 농업·세금, 광공업, 상업, 해운업·어업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다. 인구·농지가 많이 최대 곡창지대를 이뤘던 전라도의 모습을 비롯해 도자기·종이·부채 등 명품의 생산지였던 점, 최초로 발생한 장시에서 공연예술이 발달한 점, 어업과 항해의 달인이 많았던 점 등 흥미로운 주제에 따른 저자의 서술은 막힘이 없다. 일반 대중 역사서에서 주목하지 않은 주제를 좀체 시도되지 않은 문체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책이다.

제1장에서는 전라도의 농업과 세금, 그리고 수탈에 저항한 농민들의 모습까지 서술한다. 여기에는 최고 인구밀도와 최대 농지 면적, 논농사를 바탕으로 전라도의 문화에 주목한다. 수리시설의 원조인 벽골제와 전국 최우수 미질을 자랑한 쌀, 그리고 쌀 수탈의 장소였던 군산항과 농민 저항의 역사 등을 키워드로 우리나라의 경제구조 속에서 차지하는 전라도의 위상에 대해 살핀다.

 제2장에서는 전라도의 특산품을 빼놓지 않고 담아내고 있다. 시장의 명품이 된 직물과 산업의 기본이 된 작물, 도자기 산업을 불러일으킨 차, 대나무로 만든 부채와 참빗, 출판문화를 선도한 종이, 전국적 점유율을 지닌 광물 등의 명품을 통해 전라도가 우리나라 산업사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고찰한다.

 제3장에서는 전라도에서 최초로 장시가 탄생한 점, 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장터, 5일마다 열린 장날이 시위하기 좋은 날로 알려질 수 밖에 없었던 점, 그리고 그 장에서 거래됐던 특산품에 대한 사람사는 이야기를 다채롭게 펼쳐낸다. 장이 서면 상품과 특산품을 홍보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모여들었던 재주꾼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바로, 장꾼들로 이들이 부른 장타령이 공연예술의 형태로 확대되어가는 과정에 대한 서술은 예향 전라도의 이미지와 교차된다.

 제4장에서는 전라도 사람들의 항해술과 어염업에 대해 소개한다. 항해의 달인이었던 선원과 경제·문화의 중심지였던 포구에 주목하고, 전국 최대 생산액을 차지한 어업의 역사를 훑는다. 또 전라도에서 생산되는 굴비와 홍어, 김, 꼬막 등을 각종 문헌과 통계로 살펴 우리나라 음식문화 발달에 큰 영향을 끼쳤음을 풀어낸다.

김덕진 교수는 “국가경제와 민족문화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곳이 전라도였으나 전국적 명성을 얻었던 전라도의 특산품 가운데 상당수가 20세기에 사라져버렸고, 그 존재감을 타지로 넘겨준 것도 적지 않다”면서 “지금이라도 재발굴해 지역민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지역산업의 동력으로 키워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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