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전주방송이 선정한 ‘전북도민의 노래’
KBS 전주방송이 선정한 ‘전북도민의 노래’
  • 안도 시인
  • 승인 2020.04.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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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햇살 찬란히 서해를 여니/모두가 비단이라 전라도라네 //푸른 산 맑은 물에 인심도 좋아/곳곳마다 낙원이다 행복의 터전 //<후렴> 가꾸자 물러주자 맑고 푸르게 /살기 좋고 아름다운 사랑의 전북

 지금부터 30년 전인 1991년 KBS 전주방송총국이 우리고장 전북 도민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도민의 노래 가사를 현상 공모했다. 그 결과 당선된 필자의 ‘사랑의 전북’을 작곡도 공모한 다음 우리고장 출신 가수 송대관, 현숙이 취입하여 약 5년 동안 아침저녁으로 귀가 아프게 메아리쳤다. 그리고 교육청에서는 ‘사랑의 전북’ 합창 경연대회도 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기 시작하여 지금은 추억의 노래가 되고 말았다.

 학교마다 ‘교가’가 있고 ‘응원가’가 있어 기념일에나 경사스런 날에는 모두 마음을 모아 부르며 일체감을 돈독히 한다. 그리고 지방마다 ‘도가(道歌)’가 있고 ‘도민의 노래’있어 시의(時宜)에 따라서 부른다. 우리 전북도 노령에 피는 햇살 강산은 열려…로 시작하는 ‘전북의 노래’가 있다. 그런데 70평생 살면서 ‘전북의 노래’를 초등학교 때 몇 번 불러보고는 불러본 일이 별로 없다. 기성세대가 이러한데 하물며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무엇을 기대하랴.

 그런데 교가나 응원가가 자연스럽게 애교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자치단체도 노래가 있으면 불러서 응집력을 불러일으켜서 전북 발전에도 플러스 알파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요즈음 지방자치 시대와 더불어 각 지역 단위로 시가, 도가, 군가나 시민의 노래, 도민의 도래들이 폭발적으로 불리고 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말은 여우는 죽을 때 자기가 태어난 산언덕으로 머리를 향하고 죽는다고 하여 고향을 그리는 심정을 나타냈다. 하찮은 여우도 이럴진대 하물며 사람들은 누구나 고향이 있고, 그 고향을 그리워하며 그 고향이 심신으로 풍요해졌으면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KBS 전주방송총국이 고향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도민의 노래를 제작하여 대외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고 전북의 문화를 후손들에게 계승시켜 자긍심을 고취시키고자 도민의 노래 가사를 현상 공모했었다.

 노래 가사의 도입부 ‘아침 햇살 찬란히 서해를 여니 모두가 비단이라 전라도라네’에서는 서해안 시대를 여는 주인공이 되자는 것이다. 그리고 ‘푸른 산 맑은 물에 인심도 좋아 곳곳마다 낙원이다 행복의 터전’은 맑고 청정한 우리 전북의 자연환경을 나타냈다. 또한 대대로 인심 좋은 우리 전북 도민들의 전통적인 정서를 나타냈다. <후렴>구에서는 ‘가꾸자 물러주자 맑고 푸르게, 살기 좋고 아름다운 사랑의 전북’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렇게 전북의 환경과 정서와 미래의 비전을 함께 담아 만든 ‘전북도민의 노래’를 만들어 놓고 몇 년 반짝이다가 사장이 되고 있다. KBS 전주방송총국에서는 지금부터라도 자료실을 뒤져 찾아서 하루에 한 번씩이라도 내보내 우리 전북 도민들의 자긍심과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전북의 노래’ 작사자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마당에서 우리 도민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안도<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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