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선택 앞에 서게 된다
우리는 항상 선택 앞에 서게 된다
  • 서정환
  • 승인 2020.04.1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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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항상 선택 앞에 선다. 오늘 사전 투표를 하면서 참 많이 망설였다.

 한 뭉텅이의 선거 공보물을 받아 보면서 지역으로 출마한 얼굴들은 얼추 알아보겠는데 연동형 비례대표로 나오는 사람들은 거의 생소한 얼굴이다. 뿐만 아니라 평소 듣도 보도 못한 당 이름들이 열거할 수 없이 많이 나와 있다.

 입만 열면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국회의원님들이 이 모양으로 선거법을 만들어 놓고 뻔뻔하게 얼굴을 들고 표를 달라고 외쳐대고 있는 이 현실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정당이라면 정치적인 주의나 주장이 같은 사람들이 정권을 잡고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한 단체가 아닌가. 나와 다른 정당이라 하더라도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서로 논의하고 비판하면서 이해하고 타협하면 될 일을 온갖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반대하고 깔아뭉개고 있는 국회. 내가 주장했던 일도 상대방이 한다면 죽기로 반대하는 의원님들.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등 갈가리 찢겨 철천지원수들이 만난 듯이 싸우면서도 국민을 잘살게 하겠다니 그 마음을 헤아릴 수가 없다. 서로 발목을 틀어잡고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게 하면서도 일을 잘했다고 우기는 이 후안무치한 의원님들, 국민은 눈을 감고 그래도 그러려니 하고 표를 주었다.

 그동안의 우리 정치사를 들여다보면 어느 당 하나 십 년을 넘기지 못하고 이름을 바꾸어 달았다. 때 묻은 사람이 옷만 바꿔 입으면 새사람으로 태어난 것인지, 문패를 바꿔 달고 국민 앞에 나타난다. 그 사람이 그 사람 본질은 그대로 있는데 얼굴 한번 씻고, 이름 한번 바꿨다고 새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야당이 여당 되면 야당 때의 일은 잊어버리고 여당이 야당 되면 여당 때의 일은 생각을 하지 않고 서로 억지를 부리는 우리나라의 정당, 정치인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이제는 우리 국민이 나서야 할 때다. 정치인들이 패거리 지어 국민보다 저희 먼저 챙기는 못된 버릇을 고치는 길은 표로 심판하는 것뿐이다. 이번에는 심사숙고해서 사심 없이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을 위해 봉사할 사람을 국회로 보내야 할 것이다.

 쓰다 보니 좀 흥분되어 할 말 못할 말 마구 늘어놓았는데 사실 그들의 눈에는 국민이 보이지 않는 것에 열이 좀 오른 것뿐이다.

 정치인들도 같은 사람이다. 따라서 죽는 날까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선택하는 것은 자유이고 그들의 삶이다. 그러나 자신이 걸어가는 길, 나라에 봉사하는 길에 소신을 가져야 한다. 이해득실에 따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철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길을 가는 사람’이다. 현재에서 미래로의 길,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과정도 길이다. ‘길’의 어원이 ‘길들이다’임을 기억하고 스스로 길을 들여 자신의 길을 가야만 한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내가 옳다고 느끼는 길을 정답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정치인들이 가야 할 길이다.

 인간을 ‘호모 비아토르’라고 하는데 그 뜻은 ‘떠도는 사람, 길 위의 사람’이라는 말이다.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여행자,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스스로 가치 있는 삶을 찾아나서는 존재를 가리킨다.

 마음이 담긴 길을 걸으려면 편견의 반대편에 설 수 있어야 한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모든 사람이 당신의 길을 이해하리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당신의 길이지 그 사람들의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의 답이 아니라 자신의 답을 찾는 것이 바른길이다.

 이번 4월 15일 선거에 당선의 영광을 안을 21대 국회의원님들, 부디 나라와 국민을 위해 온몸과 마음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서정환 <전북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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