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온라인 수업과 대학의 어려움
비대면 온라인 수업과 대학의 어려움
  • 김우영
  • 승인 2020.04.12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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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사태가 학생의 학교 수업만이 아니라, 일반인의 생활 방식을 바꿔 놓고 있다. 3월 16일부터 대학은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먼저 개강하였지만, 대면 수업의 가능성을 포기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 연장됨에 따라, 초중고 역시 4월 9일부터 순차적으로 개학을 하게 되었지만,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대면 수업의 일정은 아직 미확정적이다. 이에 따라 대학들도 대면 수업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는 사태를 맞고 있다.

 이제 학교 현장은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변화에 가장 첨예하게 직면하는 곳이 되었다. 모든 학교가 전면적인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하게 된 것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초유의 사태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대학의 경우도 원격 강의 시스템이 완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학교가 온라인 강의를 하게 되어 시설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초기에 많은 부족함이 있었다. 그렇지만 수정 보완을 통해서 이제는 어느 정도 정상적인 수업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불만은 높은 것 같다. 비대면 온라인 수업의 경우, 텍스트와 과제물 제시, 동영상 강의, 화상 회의 시스템을 통한 실시간 강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데, 학생들은 동영상 강의, 또는 실시간 강의 방식을 원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조별 과제, 조별 토론에 대해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대학의 경우 이제 4주차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보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학은 대부분의 수업은 대면 강의가 원칙으로 되어 있어, 전면적인 동영상 강의, 실시간 온라인 강의는 전혀 예상치 못하였고, 이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전면적인 동영상 수업과 실시간 온라인 수업은 사실 학교 현장에서 처음 시도되는 일이다. 교수자에게도 생소하지만, 학생 역시 동영상 수업과 실시간 온라인 수업, 학생 간의 화상 회의 시스템을 통한 토론과 과제 수행 역시 익숙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학기는 계속해서 대면 수업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좋든 싫든 우리는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만 한다. 다만 이번 기회가 앞으로 미래 사회에 익숙해질 비대면 온라인 수업의 일상화와 자기 주도 학습이 중심이 되는 시기를 앞당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19 사태는 모든 지역, 분야, 각 시민에게 큰 어려움을 주고 있고, 그 영향은 우리가 예측하는 것 이상이다. 대학 역시 예외는 아니다. 유학생 특별 관리 비용, 비대면 원격 수업 시스템 구축 비용, 기숙사 운영 관리비 보전, 재학생 수 감소, 수익 사업 중단, 임대료 감면 등으로 재정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학생들 역시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비용 증가, 기숙사, 도서관 등 학교 시설 통제에 따른 불이익, 가계 지원 수입 축소, 아르바이트 일자리의 축소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대학의 재정 손실은 이미 편성된 정부지원 대학 관련 예산을 용도 변경할 수 있도록 한다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기 때문에, 비상한 시국인 만큼, 올해만큼은 각 대학에 정부지원 사업 예산을 자율적으로 용도 변경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허용해 주기를 대학들은 바라고 있다. 정부지원 사업 예산들을 일반 운용비로 전용할 수 있다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행/재정적 부담을 완화하면서, 한편으로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대학 지원 예산을 증액하는 것은 현재 재정상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추가 배정 예정인 정부지원 사업 예산들을 코로나19 사태 대응 예산으로 전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학에 우선 필요한 방안이다. 코로나19 사태는 누가 의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에게 특별한 책임을 묻는 것도 사회적 고통을 누구에게 특별히 전가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 시민 모두가 함께 고통을 나누며 서로 도우며, 지혜를 모아 협력해서 극복해야 할 사회적 재난이다.

 김우영 <전주교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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