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영화 특집, ‘컨테이젼’ 과 ‘부산행’
질병 영화 특집, ‘컨테이젼’ 과 ‘부산행’
  • 팝콘과 콜라
  • 승인 2020.04.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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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과 콜라의 영화뒷담 5.

콜라 :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만 명이 넘었으나 한편으로 대한민국의 질병 관리 능력의 우수함이 증명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시기에 우리 도민들께 추천할 질병 소재 영화를 소개하겠습니다.

팝콘 : 저는 먼저 2011년 미래를 예견한 영화인 ‘컨테이젼’을 소개합니다. 9년 앞의 미래를 예견해 올해 2월 초부터 폭풍같은 인기를 끌고 있는 명작이죠. 콜라 선생님은 어떤 영화를 소개하시나요?

콜라 : 질병 영화라고 보기에는 조금 미묘하지만 어쨌든 바이러스라는 큰 개념 안에서 선택한, 2016년 개봉작 ‘부산행’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드는 추세인만큼 우리는 KTX에서 비둘기호로 환승해 멀리서 좀비로 가득찬 부산행 KTX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팝콘 : 좀비영화인만큼 살짝 무리수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이 영화를 선택하신 이유는 뭔가요?

콜라 : 시국이 시국인만큼 현재 사람들의 모습을 ‘컨테이젼’보다 잘 분류할 수 있지요. 크게 세 분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신의 딸이 무사하길 바라는 멋진 아빠 공유, 위급상황에서 빛나는 판단을 내려도 여전히 얄미운 빌런 김의성, 달려오는 좀비도 주먹 한방에 치료하는 마블(Marvel)리, 길가메시… 아니, 마동석입니다.

팝콘 : …마블영화 리뷰하고싶다는 선생님의 숨겨진 속마음, 잘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컨테이젼 역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더욱 잘 보여줍니다. 아내와 아들을 잃고 하나 남은 딸을 지키려는 멧 데이먼,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질병통제예방센터(이하 CDC)의 로랜스 피시번과 케이트 윈슬렛, 그리고 블로그 기자로 얌체 짓 하는 주드 로 등 질병의 상항에서 어떤 모습인지 다각적으로 보여줍니다.

콜라 : 그러고보니 영화 ‘컨테이젼’과 지금 현실이 그렇게 흡사하다면서요? 어느 정도죠?

팝콘 : 먼저 모티브부터 정말 예언같습니다. 질병의 근원이 박쥐로 시작해 돼지, 그리고 사람으로 옮긴다는 것. 그리고 중국에서 시작된 감염이 전 세계로 번져나가는데 해결할 방안도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죠. 역학조사, 손 씻기 등 의학적 방안 및 실행과 바이러스만큼 빨리 퍼지는 루머, 가짜뉴스 등도 흡사합니다. 거기다가 이미 9년이나 지났음에도 케이트 윈슬렛, 멧 데이먼 등 주연배우들이 코로나바이러스 대처법에 대해 유튜브까지 올렸습니다. 마치 2011년 핸드폰을 2020년에도 수리하는 S전자 애프터서비스처럼 영화 후 주연 배우들의 애프터서비스까지 훌륭합니다.

콜라 :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도 휴지 사는 모습이 눈에 띄나요?

팝콘 : 약국의 혼란상이 훨씬 확연했습니다. 줄서기가 무너지고 돈이 있어도 약을 못사는 모습들이 올해 초 마스크대란과 겹치죠.

콜라 : 위급 상황에서 사재기의 모습은 어디에나 있었죠. 실제로 저도 전주시 한 마트에서 라면과 햇반, 생수가 비어가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라면회사 주식을 산 이후로… 아 갑자기 눈물이 맺히네?

팝콘 : 쌀국수를 좋아하는 저는 더할 말 없이 인과응보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콜라 : 인과응보, 라고 하니 사실 ‘부산행’에서 인과는 있는데 큰 응보가 없네요. 인근 바이오단지 시설에서 나타난 눈뒤집어진 미친 고라니가 달려들더니 주식개미들을 배려하는 섬세한 증권맨 공유가 딸 데리고 엄마 찾아 부산행 KTX를 탔습니다. 불법승차한 심은경의 모습에서 뭔가 쌔하더니 멈춤없이 달리는 기차. 예의없이 이빨을 들이미는 좀비들에게 주먹으로 예절교육하는 마블 마동석 선생님의 시원한 액션과 거기에 자아성찰하는 공유, 그리고 숨겨진 효심을 불태우는 김의성의 모습이 차례로 그려집니다. 응보 대신 상황만 남았습니다.

팝콘 : 듣고보니 이 영화 장르가 심히 궁금해지네요. ‘엄마찾아 삼만리’에 ‘은하철도 999’입니까?

콜라 : 그렇지 않습니다. 마동석이 탄 순간부터 방송이 들리죠, “이번 열차는 액션행, 내리실 문은 없습니다” 사실 그분 스펙으로만 보면 “야, 거기, 바이러스 너 나와봐”이럴 분이거든요. 바이러스 니들 이제 다 죽었다.

얘기를 바꿔서, 영화 ‘부산행’에서 살기 위해 아비규환인 이 모습들은 이제 한국보다 다른 국가들의 모습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상황보다 심각한 나라들에서 찾을 수 있네요. 심각성을 알면서도 너무 안이하고 늦게 대처해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죠. 한국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감염이 심각해지는 분위기와 생존에 대한 절박함은 해외의 뉴스를 읽을 때마다 겹치게 되네요.

팝콘 : 역으로 외국영화인 ‘컨테이젼’ 후반부가 우리나라와 점점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개나리약물로 만병통치약이라고 속여 돈을 버는 블로그 기자의 모습은 가짜뉴스와 왜곡된 소식이 질병만큼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고, 자가격리를 못 견뎌하는 주인공의 딸이 나오는 모습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안된다는 걸 알 수 있죠.

콜라 : 그렇다면 ‘컨테이젼’의 후반부는 어떻습니까? ‘부산행’처럼 희망이 보이나요?

팝콘 : 두 영화 다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다만 현실에서도 영화처럼 백신을 빠르게 만들 수는 없는 것은 아쉽습니다. 역으로 컨테이젼의 결론은 희망을 넓은 범위로 보여줍니다. 왜냐하면 영화에서 퍼져가는 감염병의 모습은 감염병에 걸리는 괴로움 보다 이 과정을 견디는 시간이 더 힘들다는 것을 드러내요. 그러나 이 과정을 거치면 다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죠.

콜라 : 내용은 상투적일지라도 저는 ‘부산행’의 희망을 긍정합니다. ‘내가 살기 위해 이기적으로 변하는데 얼마나 이기적이어야 하는가’가 나타납니다.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이웃들의 모습에서 뜨거운 공감대가 느껴집니다. 한편 나 살겠다고 다른사람들 선동해서 몰아붙이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남는 두 명은 열린 결말이지만 기차에서 싸운 자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은 것을 보여주죠. 질병의 공포는 과속질주하지만, 싸운 사람들의 희망들이 열차라는 좁은 공간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팝콘 : 두 영화 모두 우리 사회를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군요. 그럼 각자 영화에서 가질 수 있는 실생활적인 교훈을 확인해볼까요?

콜라 : 나갈 일을 줄이고 집에서 머무르며 마동석처럼 건강해집시다.

팝콘 : 외출 후 양손을 흐르는 물에 비누를 사용해서 30초 이상 씻도록 합시다.

콜라 : 부산행 - 오락성과 교훈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좀비 명화, 올해 나올 후속작 ‘반도’가 궁금하다

팝콘 : 컨테이젼 - 개봉시기를 9년만 늦췄더라면 전 세계 극장 및 OTT시장을 휩쓸었을 명작

팀 팝콘과 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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