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놀이보따리 구성물 천차만별…속사정 들여다보니
유치원 놀이보따리 구성물 천차만별…속사정 들여다보니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0.04.0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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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유치원들이 가정 내에서 놀이체험을 할 수 있도록 ‘놀이 보따리’를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유치원별로 보따리 제작 기준금액이 제각각이어서 놀이학습 재료 구성의 질적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휴업임에도 불구하고 긴급돌봄 운영비 등 유치원마다 유아학비(1인당 6만원)에 대한 지출이 발생해 주머니 사정이 다 다른 실정이기 때문이다.

전북도교육청은 최근 도내 유치원에 개정 누리과정에 따른 ‘놀이중심 유아교육’을 집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도내 유치원에 안내했다.

코로나19로 휴업이 장기화되고 있고 초·중·고와 달리 개학 일정이 잡히지 않은 유치원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지원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는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이나 유치원 현장에서는 공문이 내려온 만큼 따를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보따리에는 각 유치원에서 구상한 놀이활동에 쓰일 다양한 재료들(점토, 색종이, 풍선, 색연필 등)을 비롯 놀이활동 설명서가 담긴다.

문제는 유치원마다 자체 예산규모가 다르다 보니 보따리에 담기는 구성물도 다르고, 같은 재료이더라도 질적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A유치원의 경우 2주(10일) 동안 활용할 수 있는 놀이 보따리를 제작하는 데 1인당 1만 5천 원의 예산이 쓰였다. B유치원은 1인당 1만 8천 원 상당의 보따리를 4주(20일) 동안 활용하도록 했고, C유치원은 1회치 놀이 보따리를 제공하는 데 1만 원의 상당의 재료를 담았다. 일부 유치원들은 보따리를 아예 배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내 한 유치원 교사는 “단 몇 천 원 차이일지라도 재료의 질이 다르고, 놀잇감 하나라도 더 제공할 수 있는 것인데 어떤 기준으로 마련을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교육청에서 공통으로 보따리 구성 기준을 마련하던지, 보따리 예산 기준이라도 제시를 해줬으면 혼란이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치원에서 어렵게 제공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의 불만으로 이어질까 두렵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한 유치원 관계자는 “형식적으로 보여주기식 지원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토로했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마다 특성을 살려 제작하면 되고, 현재로선 지원은 어렵다”며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유치원 사정에 맞게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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