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학부모들 EBS 교재 구입난에 ‘울상’
불안한 학부모들 EBS 교재 구입난에 ‘울상’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0.04.06 1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만히 앉아 강의 영상을 보는 것보다 교재를 보면서 학습하는 게 더 효과적일것 같아 교재를 구매했는데 언제 도착할지 몰라 답답할 따름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 모(38) 씨는 EBS강의 교재를 주문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아직도 받지 못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주문 폭주로 배송이 지연되고 있어 양해를 구한다’는 문자만 받았을 뿐이다.

겨울방학부터 지금까지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의 학습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가정에서 알아서 학습을 유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개학 지연으로 학생들의 학습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가정 내에서 활용할 학습 자료마저 구하기 어려워져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9일부터 순차적 개학을 하겠다는 교육부 발표가 있기 전까지 각 학교에서는 e학습터 가입 안내 등 기존 콘텐츠 활용 방법을 안내하는 정도에 그쳤다. 게다가 e학습터는 서비스 중단 사태나 끊김 현상이 빈번하고, 최근에는 탑재돼 있던 자료가 삭제되는 문제까지 발생했다.

다가오는 온라인 개학에 부모들은 마냥 안심할 수 없고, e학습터 등의 콘텐츠 내용이 부실하는 평가가 줄을 잇자 부모들이 직접 자녀들의 학습 지도 방법을 찾아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도내 한 학부모는 “온라인 개학을 하더라도 분명 시행착오가 발생할 게 뻔해 아이들이 미리 공부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지난달부터 EBS 무료 강의를 듣게 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가정 경제도 어려워지면서 사교육에 의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처지다 보니 나름 방법을 찾은 것인데, 교재마저 구하기 어렵게 됐다니 해결책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현재 온라인 개학 준비에 급급하다 보니 이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온라인 개학이 9일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지면 학교별·과목별로 개설된 e학습터나 EBS 온라인 클래스의 학습방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이때 미리 배부된 교과서를 활용하거나 교사들이 제공한 자료를 활용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초등학교 1·2학년의 경우 EBS 방송 시청을 통한 원격 수업으로 이뤄지는데 이에 대해서는 학습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키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EBS 교재 수급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인지하지 못했다”며 “학생들이 온라인 학습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부 차원에서도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도내 한 교육전문가는 “교육 당국에서는 온라인 개학 준비뿐만 아니라 정규수업 외 보충개념으로 EBS강의 또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교재 물량확보가 어렵다면 PDF파일이라도 탑재해 필요한 수업자료가 원활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혜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