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인 미술관운영위 최근 논란된 ‘전북미협전’ 견제 못해
형식적인 미술관운영위 최근 논란된 ‘전북미협전’ 견제 못해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4.0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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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꾹 닫은 전북미술계

 원칙 없이 무리하게 추진돼 최근 논란이 된 전북도립미술관의 ‘전북미술협회전(이하 미협전)’과 관련, 지역미술계에서는 일 년에 한두 차례 정도밖에 열리지 않는 형식적인 도립미술관 운영자문위원회가 견제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동안 지역미술계의 상황을 살펴보면, 이번 전북미협전이 사실상 대관전 형식으로 운영되는 등 무리하게 추진될 것임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운영자문위가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운영자문위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당시 회의에 위원으로 참여한 김영민 회장만 ‘전북미협전’의 필요성을 주장했을 뿐 다른 위원들은 찬성 및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임의단체인 전북미술협회에만 이득이 되는 전시회가 열리게 됨에도 같은 자리에 운영자문위원으로 있는 김영민 회장의 의견에는 논의라고 할 것이 없었다.

 당시 회의록에는 한 위원이 “1,500명이 전시하기에는 크지 않을 전시실에 많은 고민이 될거라고 생각한다”이라고 언급한 정도만 기록되어 있다.

 앞서 김영민 회장은 해당 논란과 관련해 “전북미협회전은 도립미술관 김은영 관장을 비롯한 내부 회의와 도립미술관 운영위원회를 거쳐 결정된 것이다”고 밝혔으나, 운영자문위원회에서는 사실상 찬반의견 자체에 대한 얘기가 없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 도내 미술가 A씨는 “도립미술관은 ‘김영민 전북미협회장 위원’의 해당 안건에 대해 어떤 과정에서 미협전을 치르는지 진상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 이를 밝히지 않는다면 기준과 원칙 없이 특정단체의 뒤를 봐주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또한 지역미술계가 이번 전시뿐 아니라 도립미술관의 운영과 관련해 전반적인 문제점들을 뒤에서는 지적하면서도 문제 제기에서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전북미협 회원인 B씨는 “솔직히 참담한 심정이다. 협회전인 전북미협전이 도립미술관에 해야하는 지 모르겠다. 그러나 전북미협전 얘기만 나오면 만나는 사람마다 이야기하면 다들 시큰둥할 뿐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도내 미술인 C씨는 “도내 미술인들이 ‘미술관’이라는 단어를 단순히 ‘갤러리(전시장)’으로 여기는데 오해가 발생하는 것 같다. ‘뮤지움(미술관)’은 고고학적 자료, 유물, 예술품, 그 밖의 학술적 의의가 깊은 자료를 수집·보존·진열하고 일반인들에게 전시해 학술 연구와 사회 교육에 기여할 목적으로 만든 시설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미협 사무국은 “현재 접수된 작품은 약 340여점이며 회원들의 참여가 많아 기안안에 대해서 접수대기까지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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