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보다 우리네 정서와 맞닿는 나무들 많아지길”
“벚꽃보다 우리네 정서와 맞닿는 나무들 많아지길”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4.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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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사랑 전도사’ 임주동 씨 나무 심는 삶 실현

 “매일 아침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죠. 그럴 때마다 도시에 심어진 나무가 너무 부족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혹시, 도시숲의 실현이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2일 식목일을 앞두고 만난 임주동 씨는 ‘나무 사랑 전도사’임에 틀림 없었다. 인생의 전환기를 맞아 운명처럼 안게된 “나무를 심는 삶”에 대한 꿈을 하나씩 실현시켜 나가고 있는 것. (사)푸른익산가꾸기운동본부 이사로 활동을 통해 그 꿈은 점점 현실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1973년 고창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해 40여 년을 교육계에 몸담았던 그는 지난 2011년 진경여중 교장으로 정년한 후부터 본격적으로 산수유 묘목을 키우기 시작했다. 나무에 대한 막연한 관심이 산림과 관련된 여러 사람과 정보를 주고 받으며 자연스럽게 커지게 된 것이다.

“퇴직 전에 김제 3천여 평 정도의 땅을 놀리고 있어 고민이었는데, 당시 익산산림조합장이었던 지인이 나무를 심을 것을 추천하더라고요. 노후를 대비할 겸 좋을 것이라면서요.”

 임 씨는 10여 년 이상 키운 나무 중에서 650그루의 나무를 지난해 익산시에 헌수했다. 금액으로 보면 5,000만원 상당에 이른다. 이 나무들은 낭산면 소도마을 등에 심어졌다. 올해는 여산에 있는 부사관학교에 산수유 100그루를 기부했다. 평생 제자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살았던 그가 이제는 정성스럽게 가꾸어온 제자와 같은 나무를 아낌없이 내어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나무를 키우는 일이 쉽지 않아요. 180cm까지는 곧게 키워 수형을 잘 가꿔야 하기 때문인데, 지지대를 세우고, 거름을 주고, 풀을 메며 김제에 거의 출근도장을 찍다시피 하고 있죠.”

 나무도, 텃밭의 채소도 주인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단다. 많이 찾아가 오래 볼수록 건강하게 자란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산수유일까?

 임 씨는 “화사하지만 쉽게 피고 쉽게 지는 벚꽃보다는 개나리나 진달래, 산수유처럼 우리네 정서와 맞닿는 나무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면 “꽃나무는 밀식했을 때 아름다움이 배가 된다. 도시에 나무가 많아지면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꽃을 보면서 사색하고 대화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도심 곳곳의 풍경을 꿈꾸는 그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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