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에 몰려드는 ‘개미’...순매수·일평균 거래대금 등 역대 최대
주식에 몰려드는 ‘개미’...순매수·일평균 거래대금 등 역대 최대
  • 고영승 기자
  • 승인 2020.04.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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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원 김모(35·전주 팔복동)씨는 2주전 고교 동창모임을 다녀왔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동창생들의 주된 대화 주제는 ‘주식’이였다. “지금이 일생일대의 기회”라는 친구들 말에 솔깃했던 김씨는 적금을 해지하고 지난달 말 주식계좌를 만들어 우량주 매수에 나섰다.

 #. 주식 투자 경험이 전혀 없던 이모(56·자영업)씨도 최근 폭락장이 전에 없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서둘러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가 크게 하락한 뒤 다시 상승 흐름을 보이자 개인투자자(개미)들의 주식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저점을 찍고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기대 심리 때문으로 분석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1~30일) 개인투자자는 10조8024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을 연이어 경신했던 지난 1(4조4830억 원)과 2월(4조8973억 원)의 두배가 넘는 수치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가들은 ‘셀 코리아’를 이어가며 12조원이 넘는 자금이 국내 증시를 빠져나갔다. 외국인이 쏟아낸 물량을 개미들이 대부분 받아낸 것이다.

 개미들의 ‘원픽’(One pick)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개인 순매수는 4조8118억원으로, 전체 개인 순매수 규모의 44%를 차지했다. 코스피 200지수를 2배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1조3136억원)와 현대차(7972억원) 등도 대량 순매수했다.

 증시 거래대금 기록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1~29일까지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625억원으로, 역대 최대 거래대금이였던 지난 2018년 1월(15조822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동학개미운동으로 주식거래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쏠림 현상’으로 3거래일 연속(3월25~27일) 20조원 이상의 거래대금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신규 투자를 준비하는 ‘개미’들도 늘고 있다. 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6일 기준 45조 원을 넘겨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타이밍만 보고 있는 것이다. 폭락장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투자 심리가 형성된데다 0%대 금리시대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많다는 게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계좌 수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6개월 내에 거래가 있는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는 약 3070만 개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2990만 개)과 비교해 80만 개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종식될 기미가 없는 만큼 증시가 언제든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외국인투자가들이 연일 주식을 팔고 있어 향후 증시를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요인 중 하나이다. 전주 금암동의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앞으로 실물 경제지표의 침체와 기업 실적 하향을 감안해야 한다”며 “현재로서 시장이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고영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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