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소방 더 낮은 자세로 국민 섬겨야
국가소방 더 낮은 자세로 국민 섬겨야
  • 김현철
  • 승인 2020.04.01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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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1일부터 모든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지난 2019년 11월 소방공무원법·소방기본법, 지방공무원법 등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과 관련된 6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체 소방공무원 5만여명 가운데 국가직은 630여명(1.3%)에 불과했다. 지방직은 4만9천500여명(98.7%)에 달했다. 따라서 대다수가 지방직 공무원에 속했던 소방은 지자체 여건에 따라 인력이나 장비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소방 서비스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만큼 국가차원에서 균일한 인력 운영과 장비 보급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이 이 모든 것을 실행에 옮겨줄 첫 단추가 되어 국민안전에 방점을 찍고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난 대응력 강화에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지난해 소방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시·도 경계선을 넘는 재난현장 출동건수는 4천135건으로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루 평균 3.8건 정도 지자체 간의 벽을 넘는 소방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순창소방서도 전라남도 소속의 담양소방서와 관할구역이 밀접해 일부 지역에서는 순창의 소방차와 비교하면 담양에서 출동하는 것이 골든타임 확보에 더 유리한 조건을 갖춘 곳도 있다. 담양도 순창 소방차 출동으로 더욱 효과적인 재난대응이 가능한 경우가 상존한다.

 그동안 소방은 지방소방체제로서 지자체 간 각기 다른 지휘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러면 응원 협정 체결 등 상호 간의 재난대응 공조체계를 별도로 구축해 재난에 대응해 왔다. 그러나 이번 국가직 전환을 계기로 재난대응 총력체계를 구축해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난대응을 위해 인력이나 장비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는 등 하나의 지휘체계로 이뤄진 국가 소방체제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

 예컨대 지난 강원도 고성 산불 발생 당시 전국의 소방차가 집결해 산불에 맞서는 전례 없는 광경이 그러하다. 또 이번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맞서 전국의 소방관과 구급차가 대구에 집결해 대응한 감염병 확산방지와 환자 이송활동은 재난대응 총력체계의 효율성과 소방 국가직 전환의 실효성을 여실히 드러내 줬다.

 소방은 급속한 산업화 또는 기후변화 등 재난환경의 변화에 따라 소방업무의 성격도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전국적 외부효과를 가지는 대규모 재난의 형태로 변모해 왔다. 이에 따라 소방조직도 발전을 거듭하게 됐다. 지난 몇 년 동안 국민의 많은 지지와 신뢰를 얻어 소방발전은 국민과 함께 걸어왔다.

 실제 2017년 소방청 독립은 그동안 일반행정기관에 가려져 왔던 소방에 우리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도 20만명의 국민청원이 이를 뒷받침해 준 덕분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소방은 국민적 성원에 힘입어 지금을 이룬 만큼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자세로 국민의 안전 부름에 더욱 힘써야 한다.

 이번 국가직 전환으로 국가소방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스스로 지니고 더 낮은 자세로, 더 깊은 곳까지 국민의 안전을 세심히 살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소방의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김현철 / 순창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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