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여행업계 ‘셧다운’, 줄도산 현실로
도내 여행업계 ‘셧다운’, 줄도산 현실로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0.03.3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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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 넘었는데 침몰하는 배 위에 서 있는 느낌입니다, 조금만 더 지속되면 도내 여행업계는 줄도산을 피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사라져 전북지역 여행업계가 ‘셧다운’ 상태에 직면했다.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금지 및 제한 조치를 취한 국가와 지역이 180곳(3.26 기준)으로 증가하면서 사실상 하늘길이 폐쇄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23일 외교부가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해 향후 한 달 간 여행 취소나 연기를 당부한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도쿄올림픽까지 내년 개막으로 결정되면서, 이미 벼랑 끝에 내몰린 도내 아웃바운드(내국인 해외여행) 여행사들은 최악의 상황에 빠진 것이다.

 생존의 갈림길에 선 도내 여행업계는 단축 근무제와 임금 삭감, 무급 휴직 등 자구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줄도산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스러운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북관광협회와 도내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2월부터 도민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큰 폭으로 줄기 시작했다.

 3월 들어서는 해외여행 예약률이 제로 수준에 가까우며, 간간히 남아 있던 4-5월 이후 해외여행 예약에 대해서도 이미 대부분 최소된 상황이다.

 도내 여행사 대다수(98%)는 아웃바운드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처럼 주 수입원인 해외여행 수요가 끊기면서 고사 직전에 내몰리고 만 것이다.

 공식적으로 휴·폐업 신청을 내지는 않았지만 문을 닫은 여행사는 어림잡아도 30-40% 가까이 된다는 게 관광협회의 분석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부터는 국내 여행조차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도내 여행업계는 말 그대로 ‘초상집’ 분위기다.

 전주시 효자동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47) 씨는 “해외 여행은 커녕 국내 여행 수요 마저도 최근에는 완전히 씨가 말랐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벌써 두 달이 지났는데 여전히 일이 없어 앞으로 어떻게 버틸 수는 있을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속에 전북도와 각 시·군에서 약 42억원 상당의 긴급 추경예산을 편성, 종사자 수에 따라 250만원, 300만원, 400만원 등 차등 지급한다.

 홍광식 전북관광협회 사무국장은 “약 880개에 달하는 도내 여행업체가 최악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줄도산 위기라는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이다”며 “자칫 코로나19 여파의 장기화로 도내 여행업계의 생존과 직결된 마지막 기회인 추석 연휴까지 악영향이 미칠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홍광식 사무국장은 그러면서 “지자체의 긴급 추경예산으로 도내 여행업계가 조금 숨통을 트일 수 있게 됐다”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용유지를 위한 지원금이나 한시적인 세금 유예 등의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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