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유대감 강화가 요구되는 때이다
사회적 유대감 강화가 요구되는 때이다
  • 채병숙
  • 승인 2020.03.30 1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는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2020년 3월 11일에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선언했으며, 세계의 몇몇 나라들은 전시상황과 같은 코로나19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단기간에 종식될 가능성이 적고, 백신 개발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계절성 질환이나 더 강한 변이성을 지닐 가능성 때문에 언제든지 코로나19 바이러스 공포에 빠질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의 빠른 전파를 막기 위한 한 방법으로 온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상당히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의 위협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기반이 되어야 할 사회적 유대감이 오히려 약화할 우려를 낳는다.

 우리는 사회적 유대감을 통해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 사회적 유대감이 결여됨은 사회적으로 거부감, 고립감, 좌절감, 부정적 평가 그리고 갈등 등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의 건강은 사회적 유대감이 결여될 때 크게 위협받게 된다. 특히 가정을 비롯하여 여러 사회활동영역에서 사회적 유대감이 장기적으로 결여될 때, 스트레스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며 면역력은 저하되고 미약한 염증상태가 만성화되면서 병원체 감염에 대한 저항력은 저하된다.

 특히, 사회적 유대감의 결여가 병원체에 감염되었을 때 염증반응을 높이는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음이 여러 연구에 의해 밝혀져 왔다. Moieni 등(2015)의 연구에 의하면, 사회적 유대감 단절에 대해 더 민감한 경향을 보이는 사람들은 세균 내독소(endotoxin)에 노출되었을 경우 염증유발성 사이토카인의 높은 혈중 농도나 유전자 발현을 나타냈다. Quan 등(2001)은 만성적 사회적 스트레스가 내독소 패혈성 쇼크에 의해 유발되는 염증반응을 월등히 증가시켜 생쥐의 사망률을 높였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Steven Cole박사는 외로운 사람들의 백혈구에서 염증관련 유전자 발현이 증가되었지만, 항바이러스 관련 유전자 발현은 저하됨이 관찰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사회적 유대감의 결여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면역력은 감소시키고 염증반응을 더욱더 증가시켜 생명을 위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간의 사회적 관계성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대부분 사회적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따라서 사회의 친밀감이나 유대감에 의해 행복지수는 올라가지만, 사회적 유대감의 단절은 크나큰 형벌과도 같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그런데 세계는 문명이 발달할수록 사회적 유대감 결여 정도가 심각한 상황으로 점점 치닫고 있다. 한 명의 미국인은 1985년에는 3명의 절친한 친구가 있었으나, 2004년에는 1명으로 나타났고, 미국 인구의 1/4은 신뢰할 수 있는 친구가 없다고 한다. 이는 미국사회가 외로움으로 인한 사회적 스트레스 상태로 점점 깊어가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국민 사회복지를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통계청(2019)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일부는 사회적 유대감 결여와 사회적 스트레스로 인하여 코로나19의 장기전에 대해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요즘 비록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지만 코로나19의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하여 우리는 가족간·이웃간 유대감을 높이는데 소홀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겠다. 특히 가정 밖에서 잃어버린 용기를 채워주는 가족구성원간의 유대감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국민보건 향상 및 방역 효율성 제고를 위하여 사회적 유대감 강화에 다각도의 노력이 따라야 할 것이다.

 채병숙 <우석대학교 약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